※ 평가 기간: 4월 2일~4월 8일

[AP신문=권이민수 기자] 창작과 표절 사이를 넘나들며 사람들을 배꼽 잡게 했던 '카피추'가 광고에 등장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지난달 24일 유튜브에 공개한 '주식도 정보도 뉴스도 아모르게따'입니다.

카피추는 MBC 코미디언 출신인 코미디언 추대엽(샌드박스네트워크)의 '부캐(부 캐릭터)'입니다.

카피추는 깊은 산속에서만 살았던 인물로 최신 트렌드나 유행곡 등은 전혀 모른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발표하는 곡은 모두 유행곡을 패러디한 것이라, 이 부분이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합니다. 

카피추가 광고에서 공개한 곡은 '아모르게따'입니다.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대표곡인 '아모르파티'와 굉장히 유사합니다. 

카피추가 만든 CM송의 가사는 투자자의 고뇌를 이야기하며 주식 투자 앱 '이베스트 마인'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중간중간 투자자의 모습도 잠깐씩 등장합니다. 원곡 '아모르파티'처럼 흥겨운 후렴도 인상적입니다.

광고평론위원은 이 광고가 세부 내용이 명확한 광고라고 봤습니다. 명확성 별점은 4점입니다. 그러나 그 외 모델의 적합성이나 예술성 등은 의견이 갈렸습니다. 특히 CM송으로 쓰인 카피추 노래에 대한 평이 극명히 엇갈렸습니다.


중독성 있는 노래로 정보가 명확히 전달됐다

평론위원은 "중독성 높고 귀에 맴도는 아모르파티를 개사해서 적절하게 잘 활용했다(문지원 위원)"며 카피추의 CM송 '아모르게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노래가 귀에 쏙쏙 박혀서 그런지 해당 앱에 대해 확실한 이미지가 심겼다(민정화 위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문지원 위원은 "정보가 가사를 통해 쉽고 명확하게 전달된다"고 했습니다.

특히 정수임 위원은 "보통 투자 증권 광고가 깔끔하고 세련되지만 딱딱한 이미지"였다면 "이 광고는 모델 기용부터 방식까지 B급 코드를 강조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줬다고 호평했습니다.

민정화 위원은 "CM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광고"라며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나 반대쪽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진 유튜브 '주식이베스트 이베스트투자증권' 캡처


카피추 등장은 신선한데, 재미ㆍ개성ㆍ신뢰성 모두 없었다

카피추 특유의 B급 감성으로 "광고 콘셉트를 잡았는데 그닥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는 주지 못하는 모양새(남택춘 위원)"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평론위원은 "노래가 너무 느리고 지루(서정화 위원)"하고 "가사에 특색이 없고 그저 평범하게 회사 상품을 소개(남택춘 위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모델 기용에 관한 시의성을 지적한 평론위원도 있었습니다. 남택춘 위원은 "모델 선정에 있어 카피추가 한창 인기 있었던 시점에서 (현재는) 좀 지나간 타이밍"이란 점도 아쉽다고 했습니다. 

또 카피추가 주식 앱에 걸맞은 광고 모델인지도 위원은 의문을 표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모델이나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신뢰성을 주기에는 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오락 앱도 아닌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주식 앱"이기에 B급 감성 콘셉트가 오히려 신뢰도를 하락시킨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전문성 있는 주식 매니저가 앱의 사용법을 소개했더라면 신뢰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김다원 위원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성의 머리 스타일을 보면, 헤어롤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주식이베스트 이베스트투자증권' 캡처

김다원 위원은 광고에 성차별적인 내용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광고에 등장하는 투자자의 모습에서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겁니다.

 예시로 등장하는 남성은 사무실에서 정장을 입고 노트북과 많은 서류 사이에 있는 모습이다.

그에 반해 여성은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고 있다. 심지어 다섯 명의 사람들이 일렬로 서있는 장면에서까지 (여성은) 헤어롤을 한 모습이다.

김다원 위원

지난 1월 서울 YWCA가 발표한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분석 보고서(10월 광고)'에서도 이처럼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광고들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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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원 위원은 의견을 마무리 지으며 "광고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전혀 관련이 없는 장면에서까지 성역할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이미지를 활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크레딧
▷광고주: 이베스트 투자증권
▷대행사: 플로우앤뉴
▷제작사: A TEAM
▷AE: 박은애
▷감독: 조상호
▷제작사PD: 김주남
▷촬영감독: 강종택
▷조명감독: 손석호
▷아트디렉터: 임요진
▷스타일리스트: 정혜정 
▷모델에이전시: 에스모델
▷녹음실: 볼륨그라프
▷오디오PD: 이성준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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