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튜브 'KOBACO공익광고협의회' 캡처

[AP신문=권이민수 기자] 장애인의 날이 올해 40회를 맞았습니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고취하고 복지 증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장애인을 보는 시선은 40년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편견과 오해로 가득 차 있을 때가 많습니다.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가 가진 '정상적인 것'이란 기준에서 장애인은 벗어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AP신문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의 권리와 일상을 잘 그려낸 국내 광고들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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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택시(The Quiet Taxi)'

현대자동차가 작년 1월 유튜브에 공개한 광고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2019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부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 운전사가 모델로 나옵니다.  

현대자동차는 이 씨를 위해 소리 정보 변환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첨단 기술이 소리를 시각화 해줘 택시 운행에 큰 도움을 얻도록 했습니다. 

영상은 이 씨를 장애를 극복한 인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각장애인이 택시 운전의 권리를 얻기까지 걸린 시간"이 15년이었다며 장애인에게 응당 주어졌어야 할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 11번가, '끝날 때까지 예상 못 한 반전 영상'

11번가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오해를 다룹니다. 영상은 지난해 12월 공개됐습니다. 한 고등학생의 일상이 주 내용입니다.. 

처음 영상을 본 시청자는 이 학생이 노이즈 캔슬링(소음 차단 기능)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다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은 인공 와우 장치(소리를 들을 수 있게 도와주는 인공 전자장치)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었습니다.

"오해를 넘어 이해로"라는 광고의 카피 문구처럼 우리도 오해의 시선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SK하이닉스, '행복GPS'

SK하이닉스는 한 아버지와 발달장애인 아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난해 5월 공개됐습니다.

영상은 아버지가 발달장애인 아들을 양육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다뤘습니다. 여기서 어려움이란 가족을 불쌍히 여기려 하는 주위의 시선을 말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시선에서 맞춰간다면 발달장애인도) 충분히 남들처럼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비장애인의 속도에 발달장애인을 맞추려 하다 보니 소통의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 문화체육관광부ㆍ롯데시네마, '4D Effect'

문화체육관광부와 롯데시네마가 컬래버해 만든 광고입니다. 지난해 5월 공개됐습니다. 

해당 영상은 2019 대한민국 광고대상 공익/공공부문 대상을 거머쥔 바 있습니다.

영상 속 장소는 영화관. 많은 이들이 4D 영화를 보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화면은 뜨지 않고 갑작스러운 진동과 시끄러운 소리가 관객을 놀라게 합니다. 

무슨 영화였을까요? 관객들이 본 것은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길거리에서 겪어야 하는 공포를 관객들에게 체험시키는 캠페인의 일환이었습니다. 

▶ LG유플러스, '아버지 당신이 웃고 있어 행복합니다'

LG유플러스는 임경식 화가를 모델로 광고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임 화가는 휠체어 장애인입니다.

지난해 4월 19일 공개된 이 영상은 임 화가가 아버지에게 그림 선물을 하기 위해 벚꽃을 보러 가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LG유플러스의 기술은 임 화가의 여정을 안전히 안내해줍니다. 무사히 벚꽃을 보고온 임 화가는 아버지에게 직접 본 그 꽃을 그린 그림을 선물합니다. 

영상은 기술의 발달이 장애인이 마주하는 불편의 간극을 어떻게 메꾸는지 보여줍니다.

▶ 공익광고협의회, '주인공은 싫습니다'

공익광고협의회가 작년 7월 공개한 영상은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특별한 주인공보다 평범한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특별한 존재로 그리는 사회 속에서 장애인들은 평범한 이웃이 되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 SK텔레콤, '손누리링'

지난해 12월 공개된 이 영상은 SK텔레콤의 손누리링 광고 영상입니다.

버스 안에서 한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이때 갑작스러운 전화가 옵니다. 그러나 이 학생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학생은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걱정 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화연결음 서비스 손누리링이 음성통화를 문자로 자연스레 안내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유튜브 '현대자동차그룹(HYUNDAI)' 캡처

앞서 살펴본 광고들은 장애 당사자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그들의 일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장애는 특별함이나 불완전함도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기준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사회의 일원인 장애인이 등장하는 광고를 통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차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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