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터스가 미스터 피넛 대신 야심차게 선보인 새 캐릭터 베이비 넛. 사진 플랜터스

[AP신문=하민지 기자] '마약 땅콩'으로 불리며 100년 넘게 많은 이가 사랑하는 플랜터스의 땅콩 간식 브랜드 마스코트 '미스터 피넛'은 지난 2월 열린 슈퍼볼 경기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브랜드였다.

슈퍼볼 경기 전, 플랜터스에게는 디즈니의 미키마우스급인 브랜드 캐릭터, 미스터 피넛이 죽었다는 티저 광고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슈퍼볼 당일, 플랜터스는 미스터 피넛의 장례식을 여는 광고를 공개할 거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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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이 열리긴 했는데 미스터 피넛은 베이비 넛으로 부활했다. 미스터 피넛보다 통통하고 짧은 팔다리에 큰 눈을 한, 인형 같은 생김새의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플랜터스의 브랜드 매니징을 담당하는 배이너미디어측은 지난 2월 4일, 미국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를 통해 "플랜터스가 앞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마케팅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한 세기 넘게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온 캐릭터를 없앤다는 건 위험하고 과감한 시도다. 그래서 마케팅 업계는 플랜터스가 베이비 넛 캐릭터로 어떤 마케팅을 펼칠지 주목해 왔다.

그런데 플랜터스는 슈퍼볼 경기가 끝난 지 열흘이 채 안 되는 지난 2월 12일을 마지막으로 아무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새 캐릭터를 만들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는데 두 달 넘게 잠적했다.

그러다 지난 17일, 새 치즈볼 광고 영상을 시작으로 베이비 넛 캐릭터는 활동을 재개했다. 그런데 이 치즈볼 케이스 외곽에는 베이비 넛이 아니라 이미 죽은 미스터 피넛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나흘 후인 21일, 베이비 넛은 두 달 잠수 끝에 드디어 입을 뗐다.

엄밀히 말하면 난 미스터 피넛이에요. 하지만 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요.

배울 게 많지만, 여러분이 알고 사랑하는 땅콩으로 다시 자라길 기대하고 있어요. 이게 제가 태어나서 해야 할 일이에요. 보아하니 두 번째군요.

새로운 마케팅 장을 열겠다며 미스터 피넛을 죽이고 베이비 넛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베이비 넛이 "사실 전 미스터 피넛이에요" 하는 상황이다. #BecomingMrPeanut(미스터 피넛이 되는 것)이라는 해시태그까지 달았다.

또한 두 달간 잠수탄 이유에 대해서는 "트위터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어요"라고 이야기했다.

미스터 피넛이 죽었다는 광고가 공개됐을 당시, 전 세계 팬은 미스터 피넛을 추모하며 플랜터스가 왜 이런 광고를 만드는지 의아해했다. 

그리고 미스터 피넛이 베이비 넛으로 부활했을 때, 마케팅 업계는 인기 캐릭터를 없애고 새 캐릭터를 만드는 과감한 시도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사진 플랜터스

하지만 플랜터스가 두 달 만에 보여준 건 새 캐릭터를 옛 캐릭터와 연계하는 방향이었다. 베이비 넛 캐릭터를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의 장은 잘 열릴 수 있을까.

애드위크는 베이비 넛이 잠수탄 두 달 내내 플랜터스측에 어떻게 된 거냐고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새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플랜터스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하지만 미스터 피넛은 죽었고, 지금은 베이비 넛뿐이고, 베이비 넛은 두 달 만에 컴백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플랜터스가 앞으로 베이비 넛을 데리고 어떻게 마케팅을 펼칠지, 전 세계 소비자와 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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