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AP광고평론 50회에 부쳐

김강진 승인 2020.04.27 16:06 의견 0
AP광고평론 1~50회까지 썸네일


[AP신문=김강진 기자] 평론가라는 직업이 있다. 평론가는 비평가, 논평가로도 불리며 평론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평론가라는 직업이 언제부터 존재해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평론을 하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사회가 진보하고 복잡해질수록 평론의 분야도 다양해졌다.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문학평론가, 군사평론가, 시사평론가, 정치평론가 등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평론가가 활동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과 밀접한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 분야에는 평론가가 없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991년 '시사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광고가 사회에 끼치는 가공할 영향력을 고려할 때 광고를 비평행위의 사각지대로 남겨놓는 것은 큰 문제이다'라고 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났지만, 광고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강 교수가 그 당시 제기한 '광고에서의 여성의 상품화, 청소년에게 끼치는 악영향 등'은 지금도 유효하다.

AP신문은 국내 최초로 '광고평론'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고 광고평론가를 모집해 광고를 비평하고 있다.

광고평론가들은 현재 광고 유관 업종에 재직 중이거나 광고를 전공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흑역사도 있었다. 사실 AP신문은 지난해 5월 제1기 광고평론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낸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지원했지만, 준비 부족과 회사 내부 사정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너무 많았다.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에 또다시 제1기 광고평론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작년 5월에 정상적으로 진행했더라면 '진짜 1기'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었을 당시 지원자에게 메일을 보내 여전히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중 두 분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 두 분을 포함 일곱 분의 평론가로 국내 최초의 광고평론가가 탄생했다.

처음 모집 당시에는 광고평가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초 광고평론으로 명칭을 바꿨다.

'평가'라는 단어가 쓰이는 분야가 감정평가사, 신용평가사, 손해평가사 등이 있는데 우리가 비평하는 '광고'에 함축된 문화, 예술, 영상, 음악 등 다양한 확장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우리 사회에서 평론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이고 무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AP신문은 매주 새로운 광고 5편을 선정해 평론가에게 전달한다. 국내외 TV 광고, 인쇄 광고, 옥외 광고 등 다양한 광고를 선정하려고 노력한다.

가급적 새로운 광고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기는 했지만 평론할 가치가 있는 유의미한 광고라면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시의성과 상관없는 광고도 선정해 평론한다.

매주 평론가가 보내온 응답지를 보면 수준 높은 광고평론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냥 무심코 흘려들을 배경음악이나 지나쳐 버렸을 문구, 폰트 크기, 색감, 내레이션 등을 날카롭게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글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들 때가 많다.

국내와 해외에는 AP신문 말고도 광고를 다루는 수많은 매체가 있다. 타 매체도 광고비평을 한다. 가끔 기자나 광고전문가의 광고 리뷰가 게재되기도 한다. 하지만 AP신문처럼 매체가 직접 주체가 돼 광고평론가를 모집하고 평론가가 하나의 광고를 구성하는 요소별, 분야별 등급을 매기고 논평한 것을 모아 기사화한 매체는 보지 못했다.

역량 부족으로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우여곡절 끝에 올 1월부터 시작한 광고평론이 오늘로 50회를 맞았다. 앞으로 100회, 1,000회, 1년, 10년… 큰 굴곡 없이 꾸준히 이어지길 희망한다.

또 하나 농 섞인 바람이 있다면 우리가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처럼 만들어놓은 광고평론 운용의 노하우를 다른 나라의 광고매체에 수출하고 싶다. 비용은 받지 않고 무료로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 영화평론처럼 광고평론이 좀 더 대중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평론은 창조의 정수다."

ㅡ 오슨 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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