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로드] 9급 깡무원, 여주시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묵직한 한 방 '깡 커버 영상'
영화 패러디로 시정ㆍ특산물 홍보
유튜버 '윽박'과 협업

권이민수 승인 2020.04.29 18:41 | 최종 수정 2020.05.04 23:36 의견 0

[AP신문=권이민수 기자]

[편집자주] 162개가 넘는 지자체들은 주민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을 알리는 데 애쓰고 있기도 합니다. [PR로드]는 각 지역에서 '열일' 중인 지자체들의 홍보 전략을 취재ㆍ보도합니다.

 

사진 유튜브 '여주시' 캡처

■여주시

여주시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7월에 만들어졌다.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늦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여주시 유튜브 홍보 콘텐츠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여주시가 4월 8일 유튜브에 공개한 '1일1깡 : 공무원의 깡 커버' 영상은 여주시 유튜브 채널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덩달아 다른 콘텐츠의 조회 수도 오르고 있다.

꾸준히 올린 패러디 영상

여주시 인기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나지 않았다. 약 6개월 전부터 패러디 영상을 꾸준히 올린 결과다. 

채널 개설 초반, 여주시는 평범한 시정 홍보 영상만 올렸다. 그러다 작년 10월부터 공무원의 고구마 쟁탈전 영상을 시작으로 색다른 콘텐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구마 ASMR, 인간극장 패러디 영상 등이다. 

27일 안현정 여주시청 시민소통담당관 홍보팀 주무관은 AP신문에 "이래도 안 보고 저래도 안 보니 확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요즘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재미가 없거나 희귀한 콘텐츠가 아니면 누가 볼까요? 최소한 둘 중 하나에는 속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안현정 주무관

특히 영화 '만추' 예고편 패러디 영상은 영화 '타짜', '해바라기' 등 다양한 패러디 영상의 시발점이었다. 

여주시 패러디 영상의 특징은 두고두고 화제가 되는 영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해 시정이나 지역 특산물을 홍보한다는 점이다. 꽤 능숙한 연기를 선보이는 등장인물은 모두 여주시청 공무원이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영화 '해바라기' 속 대사)
"아닙니다. 여주시는 다 줍니다."

묵직한 한 방 '깡 커버 영상'

가수 비가 2017년에 공개한 노래 '깡'은 누리꾼 사이에서 인터넷 밈(모방ㆍ복제를 통해 빠르게 인터넷상에 퍼지는 현상)으로 뒤늦게 화제다. 하루에 한 번씩 깡을 듣는다는 뜻인 '1일1깡'이 유행할 정도다. 

여주시도 이 현상에 주목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여주시의 선택은 누리꾼의 뇌리에 여주시를 남기는 '묵직한 한 방'이 됐다. 

안 주무관은 "이 영상이 이렇게나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5분 만에 촬영이 끝났는데 편집해서 영상을 살릴 자신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춤을 춘 주무관님한테 "그냥 우리만의 추억으로 남기자"고 했었어요.

-안현정 주무관

깡 커버 영상은 29일 기준 조회 수가 약 38만 회다. 영상에는 비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공무원이 등장한다.

장소를 바꿔가며 춤추는 공무원 위로 산불 조심 공익 문구가 지나간다. 노래와 춤이 언뜻 공익적인 메시지와 안 어울리는 듯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다.

'비'의 노래 커버가 인기를 얻자 24일 '비 - '30sexy' 커버(feat. 차에 타봐)'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엔 이항진 여주시장이 등장해 또 한 번 화제다. 조회 수는 29일 기준 14만 회다.   

누리꾼은 이제 여주시 공무원을 '깡무원'이라 부른다. 안 주무관은 "애칭(?)에 얼떨떨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좋아했다.

10일 공개한 방탄소년단(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최신곡 'ON' 커버 뮤직비디오도 재미있다. 여주 고구마 홍보를 위해 제작한 영상이다.

혼자서는 안 되겠어. 컬래버 영상

여주시는 유명 유튜버 윽박 등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나 송은이(미디어랩시소), 김민교, 신봉선(미디어랩시소) 등의 스타와도 협업하고 있다. 

유튜버 윽박의 경우, 여주시 금사면사무소에서 일했던 안 주무관의 경험이 협업의 계기가 됐다. 윽박은 실제 금사면에 살고 있다.

당시 500명도 안 됐던 구독자 수는 윽박의 후광 효과로 2배 이상 늘었다. 

안 주무관은 "윽박과 기회가 되는 대로 계속 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주시에 거주하는 또 다른 유튜버가 있다면, 그들과도 같이 하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후발주자, 너두 할 수 있어

유튜브에는 이미 많은 지자체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 사이에 뒤늦게 뛰어들어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여주시 유튜브 홍보는 언제든 후발주자의 역전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단, 좋은 콘텐츠를 잘 만들어야 한다.

안 주무관은 "항상 인터넷상에서 인기 있는 소재, 파급력 있는 소재를 찾는다"고 전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콘텐츠 제작에 열정만 있다면, 유튜브는 여전히 기회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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