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하민지 기자]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 페스티벌 수상 결과가 공개됐다. 

광고 대행사 서비스플랜 코리아는 닷 점자 번역 엔진(Dot Translate) 서비스로 그랜드와 금상을 수상했다. 이노션은 13개, 제일기획은 34개의 상을 받았다. 대홍기획, 오버맨, 솔 아카데미와 홍익대, 국민대, 숙명여대 학생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비스플랜 코리아 '닷 점자 번역 엔진', 세계 광고제 휩쓸었다

서비스플랜 코리아는 2016년 칸 국제 광고제 황금 사자상 수상을 시작으로 유로베스트 광고제, 부산 국제 광고제 등에서 상을 받아왔다. 특히 작년 뉴욕 페스티벌에서도 금상 1개와 은상 4개를 수상했다.

올해 그랜드와 금상을 수상한 광고는 '닷 점자 번역 엔진'이다. 닷 점자 번역 엔진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인공 지능 번역 기술이다. 이 기술은 2014년에 설립된 한국의 스타트업 '닷'이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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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플랜 코리아는 수많은 번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점자 번역이 가능한 닷 점자 번역 엔진의 장점을 쉽고 직관적으로 소개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강지현 서비스플랜 코리아 대표는 지난 6일 "3년 연속 뉴욕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돼 매우 기쁘다. 이번 수상은 지난 수년간 세계 무대에서 닷의 마케팅을 전담하고 컨설팅해 온 서비스플랜 역량의 결실"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노션, 6개 광고로 13개 상 받았다

이노션은 서울 본사와 미국ㆍ유럽 법인에서 제작한 광고 6개로 13개의 상을 받았다. 이 중 서울 본사에서 만든 광고 3개가 본상 8개를 수상하며 국내 광고 대행사 중 유일한 금상 수상,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서울 본사가 제작한 광고인 한화그룹의 '클린업 메콩'은 13개 중 6개 부문에서 금상 1개, 동상 5개를 차지했다.

이노션과 한화그룹은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메콩강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라(태양광) 보트' 캠페인을 펼쳤다. 

솔라 보트는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배다. 매연 등 어떤 오염 물질도 배출하지 않고 매일 6~7시간씩 메콩강을 오가며 연간 200여 톤의 쓰레기를 수거한다.

이 캠페인은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가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친환경 선박을 직접 제작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노션 서울 본사가 제작한 또 다른 광고는 현대카드 '내 꿈은 컬러 꿈'이다. 작년 9월에 공개된 이 광고는 네 편의 단편 영화로 제작돼 부산 국제 영화제와 왓챠 플레이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이노션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제품을 현대카드 회원만 살 수 있게 판매했다. 광고 네 편 중 1편에 나오는 운동화는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한정판 300켤레가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 캠페인은 브랜드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이노션 서울 본사가 수상한 마지막 광고는 자동차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한 현대차 올 뉴 싼타페 광고다. 작년 11월에 공개됐다.

한 남자가 목에 깁스를 하는 바람에 뒤를 돌아볼 수 없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하지만 올 뉴 싼타페에는 리얼 뷰 모니터가 있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주차할 수 있다. 광고는 'No need to look back(뒤 돌아볼 필요가 없어요)'이라는 문구로 끝난다. 

이노션 미국이 제작한 현대차 광고 '스마트 파크(Smaht pahk)'는 금상 2개와 은상 1개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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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에 열린 슈퍼볼 결승전에서 방영된 이 광고는 배우 크리스 에반스, 프로야구 선수 데이비드 오티스 등이 출연해 제대로 된 보스턴 사투리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보스턴 사투리를 활용한 유머를 잘 살린 만큼, 'Best Use of Humor(최고의 유머 사용)'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세계 각국에서 34개 본상 휩쓸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

제일기획은 서울 본사를 포함해 브라질, 홍콩, 인도, 베이징, 영국 등 세계 각국 지사에서 총 34개의 본상을 받았다. 서울 본사는 '치어럽 밴드(Fish love band)' 캠페인으로 동상을 받았다.

한 낚시꾼이 치어럽 밴드를 착용했다. 사진 제일기획

치어럽 밴드는 제일기획과 세계자연기금(WWF), 해양수산부가 함께 작년 10월에 펼친 캠페인이다. 이 밴드는 평소에는 손목에 말아서 팔찌로 착용하고, 낚시한 후에는 줄자처럼 펴서 생선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낚시를 많이 하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밴드가 아니다. 즐겁게 낚시를 즐기되, 물고기를 낚은 후 밴드로 길이를 재보고 치어(어린 물고기)라면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도록 장려하기 위해 제작된 밴드다.

제일기획은 가을철 낚시 성수기를 맞아 치어 남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캠페인을 기획했다.

츄파춥스 인쇄 광고. 사진 제일기획 홍콩

제일기획이 제작한 광고 중 가장 많은 상을 받은 광고는 제일기획 홍콩이 제작한 츄파춥스 인쇄 광고다. 3개의 인쇄 광고가 금상 5개, 은상 6개, 동상 7개를 받았다. 

'a sweet escape(달콤한 탈출)'이라는 카피가 쓰여 있는 이 광고는 여러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 츄파춥스 사탕을 먹고 잠시나마 달콤한 해방감을 느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홍기획, '2회용 세탁 비닐' 캠페인으로 동상 수상

대홍기획이 제작한 세탁 비닐. 재활용 쓰레기 봉투로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 대홍기획
대홍기획 주니어팀은 작년 4월, 세탁물 배송 업체 세탁특공대와 협업해 재활용 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세탁 비닐을 만들어 동상을 수상했다. 세탁 비닐 밑부분을 쓰레기 종량제 봉투 형태로 디자인해, 재활용 쓰레기봉투로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비닐 겉면에는 '벗기는 순간 재활용 봉투', '일회용은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이회용은 핵인싸(인기 있는 사람)'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문구를 써넣었다.

한 해에 버려지는 세탁 비닐은 약 4억 장이다. 오창훈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솔루션1팀 CⓔM은 8일 AP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소비자나 세탁소 모두 어쩔 수 없이 계속 써야 하는 품목이라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캠페인 기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 CⓔM은 "일회용품에 관한 인식을 바꾸고 뉴욕 페스티벌 수상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쁘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펼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광고 대행사 오버맨은 NGO 세이브더칠드런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광고 하나로 4개의 은상을 받았다.

광고는 부모가 일상에서 아이에게 하는 폭언의 심각성을 알린다. 아이가 부모에게 "너 바보야? 이것도 몰라?", "너 때문에 못 살겠다" 같은 말을 들었을 때의 심경을 그리게 하고, 그 그림을 부모에게 보여준다. 그림을 본 부모는 평소의 언행을 반성한다.

솔 아카데미는 '동물 비앤비'라는 제목으로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광고를 제작해 동상을 받았다. 홍익대는 아큐브, 국민대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숙명여대는 팬톤 광고를 제작해 각각 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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