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뉴욕 광고제 최고ㆍ그랜드 수상작

최고상은 재치가 돋보이는 일본 JMS 광고
10초 영상 시리즈로 자사 제품 광고
그 외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기업 광고 다수 수상

황지예 승인 2020.05.11 11:34 | 최종 수정 2020.05.12 12:45 의견 0
일본 JMS의 자동차 내부 탈취 서비스 광고. 사진 JMS 유튜브 캡처

[AP신문=황지예 기자] 지난 4일 세계 3대 광고제 '2020 뉴욕 페스티벌(New York Festival)' 수상작이 발표됐다. 수상작은 전 세계 광고 전문가 300명이 심사해 정한다. 2020년엔 코로나19 여파로 100% 온라인 심사가 진행됐다. 그 중 최고상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와 그랜드상 수상작을 소개한다.

10초 영상으로 눈길을 사로 잡아

10초의 드라마: 사랑의 정지선(10 SEC. DRAMA: THE STOP LINE OF LOVE)

일본 자동차 액세서리ㆍ정비 회사 JMS의 광고다. 일본 광고 회사 하쿠호도에서 제작했다.

10초짜리 짧은 영상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로, 한 남성과 주변 여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빠른 템포와 드라마틱한 전개로 보여주며 JMS의 상품을 광고한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이 남성에게 '내가 차 안에서 오징어를 먹어도 사랑스러울까요?'라고 묻자 JMS의 탈취 서비스를 추천한다거나, 아이스링크장에서 남녀가 미끄러져 부딪힌 상황에서 스터드리스 타이어(겨울철 미끄럼 방지용 타이어)를 광고하는 식이다.

매 에피소드마다 각 상황에 잘 어울리는 제품과 회사 이름이 반복된다. JMS는 이 광고를 통해 다양한 자사 제품을 소개한다.

10초 이하의 짧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한 광고로 최고상인 베스트인 쇼(Best in show)와 그랜드, 금상을 수상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광고 돋보여

모두에게 평등한 교통수단(THE E.V.A. INITIATIVE)

볼보 자동차의 'Equal Vehicles for All(모두에게 평등한 교통수단)' 캠페인이다. 광고는 여성이 교통사고로 부상당할 확률이 남성에 비해 71%나 높고 사망할 확률은 17% 높다고 말한다. 자동차 사고 실험이 성인 남성의 신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볼보는 광고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교통수단에서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해온 사실을 보여주며 연구 과정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제시한다. 데이터 활용이 두드러진다는 평을 받으며 '데이터 이용'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조세 차별에 대항하는 탐폰 책(THE TAMPON BOOK: A BOOK AGAINST TAX DISCRIMINATION)

독일 여성용품 전문 스타트업 더 피메일 컴퍼니(The Female Company)의 광고다. 광고는 한 여성 인터뷰어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왜 생리대 같은 여성용품에 사치제와 비슷한 세금이 매겨지냐는 질문을 던지는 자료 영상으로 시작한다. 오바마는 아마 남자가 법을 만들었기 때문일 거라고 답한다.

광고는 실제로 1963년에 전원 남성으로 이루어진 독일 입법기관이 탐폰에 19%의 세금을 매겼다는 사실을 알린다.

더 피메일 컴퍼니는 이와 같은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겉 패키지는 책이지만 안에는 탐폰이 들어있는 'tampon book'을 만들었다. 책은 탐폰보다 적은 7%의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경쾌한 내레이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광고는 사회 문제를 짚으면서도 재치를 잃지 않는다. '보건&건강'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장애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

점자 번역 엔진(DOT TRANSLATE)

사진 서비스플랜 코리아


서비스플랜 코리아에서 제작한 국내 스타트업 닷의 '닷 점자번역 엔진(Dot Translate)' 캠페인 광고다. 닷 점자번역 엔진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번역 기술을 소개하는 캠페인이다.

수 많은 번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점자 번역이 가능한 엔진의 장점을 쉽고 직관적으로 소개해 전 세계의 공감을 얻었다. '선한 영향력: 권한 부여, 접근성'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가장 도전적인 탁구 테이블(THE MOST CHALLENGING PINGPONG TABLE)

일본 장애인 탁구 협회에서 특수 제작한 탁구대 광고다. 패럴림픽 선수의 인터뷰를 통해, 각 선수가 가진 장애에 따라 똑같은 직사각형 모양의 탁구 테이블이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는지 전달한다.

그리고 각 선수의 몸에 맞는 탁구대를 개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광고 대행사 TBWA 하쿠호도는 패럴림픽 선수의 도전을 조명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회 기여: 자선'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충실

인신매매를 멈춰라(STOP TRAFFICK)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매년 3,600명의 여성 청소년이 성매매로 팔려간다. 하지만 이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광고는 조지아주, 그리고 미국의 아동 성매매 산업이 거대하다고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아동 성매매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시작됐다. 조지아 주 중심 도시 애틀랜타의 도심을 지나다니는 72대의 스쿨버스가 등장하는데, 조지아주에서 인신매매되는 3,600명의 청소년이 모두 탈 수 있는 스쿨버스 숫자다.

광고는 드론샷으로 버스 지붕에 쓰여있는 '72 BUSES = 3,600 KIDS SOLD FOR SEX EACH YEAR IN GEORGIA(72대 버스 = 조지아주에서 매년 성매매 산업으로 팔려나가는 아이들 3,600명)'라는 문구를 보여주며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교통수단 활용', '사전&선전 활용' 2개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역사적 사실 재구성

작은 탈출(THE SMALL ESCAPE)

2019년 11월 9일,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주년 된 날을 기념해 BMW가 공개한 광고다. 이 영상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에서 서독으로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이야기는 클라우스 군터 야코비, 만프레드 코스터 두 친구의 실제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베를린 동쪽에 살던 야코비는 베를린 장벽이 들어서기 전에 서쪽으로 넘어왔지만 친구 만프레드 코스터는 그러지 못했다.

1964년, 친구 코스터의 부탁을 받은 야코비는 BMW 이세타에 몰래 사람을 태울 방법을 연구한다. 이세타는 사람을 숨기기에는 크기가 무척 작지만, 야코비는 자동차 정비공이었기 때문에 차를 개조해 결국 코스터를 서독으로 탈출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광고 속 긴박한 분위기와 감동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예술/디자인'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에바 이야기(EVA STORIES)

이 광고는 '홀로코스트 시대에 살았던 유대인 십대 소녀 에바에게 인스타그램이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에바는 여느 십대와 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에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올린다.

하지만 나치군의 등장으로 에바의 평화로운 일상은 무너진다. 에바는 이 상황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생생하게 기록한다. 광고는 2019년 이스라엘 연례 홀로코스트 순교자ㆍ영웅 추모의 날을 맞아 공개됐다.

인스타그램에는 에바의 계정이 실제로 존재하는데, 이는 1944년에 생존했던 에바 헤이먼이라는 인물의 일기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홀로코스트의 마지막 생존 세대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잊지 않으려는 교육적인 의도가 담긴 광고다.

광고는 홀로코스트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다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인스타그램이라는 친숙한 SNS를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소셜 미디어&인플루언서'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그 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성이 돋보이는 '화산 가장자리에서 춤(Dancing on the edge of a Volcano)' 공연 광고가 '최고의 브랜드 디자인'부문에서 그랜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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