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운동 중인 사람. 사진 나이키

※ 평가 기간: 4월 30일~5월 6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전 세계 브랜드는 코로나19 시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CSR 광고를 연일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CSR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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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지난달 8일에 공개한 광고도 CSR 광고입니다. 세계 최고의 광고 대행사라 불리는 '위든+케네디'가 제작했습니다.

광고는 거실, 부엌, 침실 등 집에서 나이키 옷을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카메라가 텅 빈 경기장을 비춘 후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등장합니다.

우리는 아직 함께 운동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자신의 나라를 위해 경기하고 있지 않습니다(코로나19로 인해 국가 단위의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것을 뜻함 - 기자 주).
우리는 아직 많은 관중을 위해 경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78억 명(전 세계 인구)을 위해 운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우리의 기회입니다.
세계를 위해 플레이하세요.

플레이(play)라는 단어에는 운동하다, 놀다, 경기하다 등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광고는 이 단어의 여러 의미를 활용했습니다. 

마지막 문구 'Play for the world(세계를 위해 플레이하세요)'는 집에 머무르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하자, 집에서 열심히 운동하자 등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로 해석하든 나이키가 전달하려는 뜻은 변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춰져 있지만, 전 세계 78억 명을 위해 집에 머무르며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하자는 것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상식을 뒤집는 광고, 나이키다운 광고라며 이 광고의 창의성을 극찬했습니다. 별점도 4.5점으로 아주 높습니다. 다른 항목의 별점도 4점대로, 평론위원은 이 광고를 전반적으로 높이 평가했습니다.

강렬하고 울림 있는 광고 문구

김다원 위원은 "광고 문구가 정말 인상 깊었다. 이것(집에 머무르는 것)이 세계를 위해 경기할 기회라는 걸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이야기하지만 의미는 강렬하게 다가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고, 지금은 함께할 순 없어도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했다. 굳이 많은 문구나 설명이 없어도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이 멋지다"라고 호평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광고 문구 중 '플레이(play)'라는 단어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플레이라는 단어를 다양한 뜻으로 잘 활용했습니다. 

보통 운동할 때 쓰는 장소가 아닌 거실, 지하실, 복도 등의 장소를 보여줬고 '우리는 함께 운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드넓은 잔디에서 운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등의 상식을 뒤엎은 카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이키 정신이 잘 드러난 카피입니다. 역설적인 표현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잘 집중시켰습니다.

'오늘 78억 명을 위해 플레이한다', '세계를 위해 플레이할 기회다'라는 카피는 공동체 의식을 잘 고취했습니다.

플레이라는 키워드를 끝까지 센스 있게 잘 활용했습니다.

나이키 브랜드 크게 드러내지 않아도 돋보여

광고에는 나이키 옷을 입은 사람이 운동하는 장면이 주로 등장합니다. 어떤 사람은 나이키 로고가 없는 옷을 입고 있기도 합니다. 나이키 광고인데 브랜드 로고나 이미지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평론위원은 이런 연출 덕에 오히려 나이키 브랜드가 더 돋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나이키를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나이키 옷 등으로 살짝 노출해 나이키 브랜드가 잘 드러나는 CSR 광고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지원 위원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실내에서 운동하는 사람은 전부 나이키 운동복을 입고 있다. 광고 속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항상 나이키가 함께한다는 것을 내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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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위원은 "이런 이야기의 광고는 브랜드를 크게 드러내지 않아도 소비자가 당연히 알아주는 글로벌 브랜드만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애플, 나이키처럼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만 시도할 수 있다. 나이키 광고 중에서 특별히 창의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역시나 나이키다운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운동하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담은 것과 나이키 로고가 박힌 옷을 입은 사람의 모습으로 '운동 브랜드 나이키'라는 걸 인지시킨 게 좋았다"고 호평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도 운동하며 건강하게 지내도록 노력한다는 점과 브랜드 이미지를 잘 연계해 제작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수임 위원도 "지금 시기에 맞게, 야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면 잘 만든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흑백 연출 훌륭하다

광고의 시각적 예술성을 호평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남택춘 위원은 "광고 전체를 흑백으로 처리한 부분이 인상 깊다. 흑백 색감 덕에 카피가 더 강조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전체적인 광고 톤을 흑백으로 해, 화면상의 부수적인 것보다 카피 등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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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도 훌륭하다는 평입니다. 음악은 감동적인 스포츠 영화로 유명한 영화 '머니볼(2011)' 삽입곡 'It's a Process(그건 과정일 뿐이야)'가 쓰였습니다.

남택춘 위원은 "기존 나이키 광고처럼 이번 광고도 음악과 영상이 무척 잘 어우러졌다. 비장하면서도 희망적인 분위기의 광고 내용과 음악이 잘 융화됐다. 훌륭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시청각적인 면을 종합해 "차분하고 비장한 배경음악과 흑백의 이미지가 광고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민정화 위원은 텅 빈 경기장이 등장한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민 위원은 "요즘 CSR 광고 대부분이 개인에게 초점을 맞췄는데, (나이키 광고)는 오히려 빈 곳을 보여주니 더 와닿았다. 언제나 단순하지만 울림이 있는 나이키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나이키
▷ 대행사: 위든+케네디, 포틀랜드
▷ 국가: 미국
▷ Creative Directors: Alberto Ponte, Ryan O’Rourke
▷ Copywriter: Alex Romans
▷ Art Director: Miguel Gonzalez
▷ Executive Producers: Jake Grand, Krystle Mortimore
▷ Producer: Emily Knight
▷ Associate Producer: Shani Storey
▷ Sr. Business Affairs Manager: Maureen Doyle
▷ Group Brand Director: Andre Gustavo
▷ Brand Director: Kate Rutkowski
▷ Brand Manager: Steve Smith
▷ Group Strategy Director: Paula Bloodworth
▷ Group Media Director: Daniel Sheniak
▷ Associate Media Director: Brian Goldstein
▷ Creative Operations Manager: David Ramirez
▷ Integrated Traffic Managers: Sabrina Reddy, Billy Mucha
▷ Executive Design Producer: Alicia Kuna
▷ Design Producer: Michael Rosenau
▷ Studio Designer: Mitch Wilson
▷ Editorial Company: Joint Editorial
▷ Editor: Jasmine McCullough
▷ Editorial Consultant: Tommy Harden
▷ Assistant Editor: Andrea Seider
▷ Post Producer: Annie Rosick
▷ Executive Producer: Leslie Carthy
▷ VFX Company: Joint Editorial
▷ Flame Artist: Edward Lopez
▷ Colorist: Jasmine Vazquez
▷ VFX Producer: Rebekah Koerbel
▷ VFX Executive Producer: Bugs Russell
▷ Mix Company: Joint Editorial
▷ Audio Mixer: Natalie Huizenga
▷ Producer: Annie Rosick
▷ Music Company: Walker
▷ Senior Executive Producer: Sara Matarazzo
▷ Executive Producer: Stephanie Pigott
▷ Producer: Danielle So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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