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한화 PR 목표, "지속 가능하고 해결 가능해야 한다"

신가정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브랜드파트 부장
메콩강 쓰레기 수거하는 '솔라 보트', 2020 뉴욕 페스티벌 금상 수상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10년 넘게 할 수 있는 캠페인해야"

하민지 승인 2020.05.27 07:00 | 최종 수정 2020.05.27 11:14 의견 0

▶ 1편에서 이어집니다.

 

태양광 에너지로 운행되는 솔라 보트. 메콩강 위를 유영하고 있다. 사진 한화그룹


다음 달 5일은 빈롱시에 보트 두 척을 기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한화는 보트를 메콩강에 띄우기만 하지 않았다. 

빈롱시가 보트를 잘 운행하는지, 보트 고장 난 데는 없는지 점검하고 SNS를 통해 시민의 액션을 끌어내는 등, 이번 캠페인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도록 했다. 보트 운행 이후에 했던 일들 모두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진정성을 가지고 여러 방법으로 캠페인을 펼친 덕에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화 계열사의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

■ 보트를 기증한 지 1년 정도 됐습니다. 연간 200여 톤의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목표는 달성했나요? 보트는 지금도 운행되고 있죠?

▷ 네. 지금도 운행되고 있어요. 작년 11월에 빈롱시에 갔을 때 빈롱시가 결과 발표를 했는데요, 하루에 한 번씩 운행하면서 400~500kg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그걸 1년으로 추산해 보면 183톤 정도 돼요. 목표치에 최대한 근접하게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어요.

■ 빈롱시 시민이 보트가 쓰레기 수거하고 다니는 걸 보면서 강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 맞아요. 이미 발생한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도 중요한데 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이런 주민 인식 캠페인도 계속하고 있어요. 

'클린업 베트남'이라고, 베트남어로 소통하는 페이스북이 있어요. 거기서 베트남 국민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강에 쓰레기를 왜 버리면 안 되는지, 환경 문제가 왜 중요한지, 쓰레기는 어느 정도 수거했는지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방 정부와 캠페인에 관해 협의할 때도 주민의 인식 변화를 어떻게 끌어낼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방 정부는 퍼블릭 어나운스 같은 라디오 방송이나 공산당 신문을 통해 인식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베트남의 젊은 층은 다들 스마트폰을 쓰고 있으니까 좀 더 재미있게 인식 변화를 끌어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기로 했어요. 여러 가지 현지 행사도 진행했고, 행사에는 그 지역 대학생으로 이뤄진 자원봉사단을 초청했어요. 

작년 11월에 베트남에 한 번 더 가서 지방 정부 인민위원회와 회의를 했어요. 보트 기증한 지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 것 같은지, 주민 인식이 변화돼서 쓰레기는 좀 덜 버리는지 등을 물어봤어요.

인민위원회는 "보트가 다니는 길에 있는 주민은 확실히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눈앞에서 동네 주민이 배를 운행하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니까 덜 버리게 되는 듯해요.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렵겠지만 우리도 계속 노력 중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캠페인 광고 영상을 만들 때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베트남 국민이 영상을 봤을 때 자신의 나라가 공격당한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베트남 여러 곳과 여러 사람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이거 어떠냐, 너무 공격적이진 않냐, 받아들일 수 있냐고 계속 물어보면서 제작했어요.

한화가 베트남 시민과 소통 중인 '클린업 베트남' 페이스북에 올린 이미지. 한화 캐릭터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이미지가 표현돼 있다. 사진 클린업 베트남 페이스북


■ 현지 주민의 반감을 줄이고, SNS에서 활발하게 소통하며 인식 변화를 끌어내면서, 지속적으로 방문해서 주민 의견과 지방 정부의 피드백을 받는 방향으로 캠페인을 진행하신 거군요.

▷ 네, 맞습니다. 그리고 보트 기증 계약서를 쓸 때 지방 정부가 스스로 보트를 운영하게 하는 조항을 넣기도 했어요. 정부와 시민이 함께 노력해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제도처럼 만들어 놓은 거예요.

■ 베트남 국민에게 한화의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졌겠어요.

▷ 보트를 기증받은 빈롱시에서는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 같아요. 빈롱시 지방 정부와 이야기하면 꼭 환경 관련 부서가 아니더라도 다른 부서에서도 한화에 대해서 많이 아시더라고요. 지방 정부 관계 관리 측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다음에, 베트남 국민으로부터 어느 정도 반응이 왔는지에 대해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화 계열사 쪽에 문의했어요. 

베트남이 사실 태양광 시장으로서 아주 큰 시장은 아니지만 베트남 남부에 한화생명이 10년 넘게 진출해 있어요. 생명보험사로서는 굉장히 큰 규모예요. 한화생명의 경우 이 캠페인 사례를 가지고 고객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데, 고객들 반응이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들었어요.

베트남 북부 쪽에는 한화의 공장들이 있어요. 거기도 사실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사업은 아니다 보니까 소비자에게 직접 들어볼 기회는 없지만 B2B(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 사업을 하다 보면 캠페인 사례가 필요합니다.

B2B 사업할 때 한화가 이 지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그럴 때 이번 캠페인 사례를 얘기했고,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 클린업 메콩 캠페인이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의 다른 계열사가 베트남 국민과 스킨십할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된 거군요.

▷ 그렇죠. 한화생명은 진출한 지 오래돼서 자체적으로 하는 사회 공헌 활동이 있어요. 그런데 제조 공장은 자체적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없는 데도 있거든요. 그럴 경우에는 한화라는 공동 브랜드로 전개한 캠페인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해요.

솔라 보트로 수거한 메콩강 쓰레기. 사진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 자체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아니다. 소비자가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서 태양광 발전기를 살 수 없다. 태양광 사업의 주 소비자는 기업이다. 그래서 한화 사회 공헌 캠페인의 1차 타깃은 B2B 고객과 기업에 영향일 끼치는 오피니언 리더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시민 사회에서도 더 큰 반응을 얻었다. 작년 8월에 공개한 '클린업 메콩' 캠페인 광고는 기업의 CSR 영상 광고로는 이례적으로 조회 수가 1,400만 회에 이른다(5월 26일 기준).

댓글에도 여러 나라의 언어가 보인다. 환경 문제에 감각이 있는 전 세계의 시민이 광고 영상에 관심을 보였다. 국가를 초월한 여러 나라의 시민이 광고를 봤지만, 타깃은 여전히 오피니언 리더였다. 시민 사회에서 화제가 돼야 오피니언 리더가 관심을 가진다.

■ 클린업 메콩 캠페인은 시민과 주로 소통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 이번 캠페인의 주요 타깃 중 하나는 베트남 정부였는데요, 시민 사회에서 임팩트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오피니언 리더층으로 전파가 돼요. 시민이 관심이 있으면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영향을 받으니까요.

■ 셀럽 한 명 안 나오는 사회 공헌 캠페인 광고 조회 수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봤어요. 이유가 뭘까요?

▷ 광고를 단순히 베트남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 볼 거라고 생각하며 만든 건 아니에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국가에서 많이 볼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자막도 그 국가들에 맞춰서 여러 언어로 제작했어요.

한화는 지난 10년간 태양 에너지를 활용한 기술로 사회 공헌(CSR) 캠페인을 펼쳐 왔다. 섬마을 등 전국 200여 곳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무료로 설치해 준 '해피 선샤인'(2011), 태양 에너지로 키운 묘목 수천 그루를 심는 '태양의 숲(2012)' 등 약 10년 전에 시작한 캠페인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신 부장은 태양의 숲을 여러 개 만들어서 10년째 진행해 오고 있듯, 솔라 보트도 여러 나라에 띄우고 싶다고 말했다. 빈롱시에서 얻은 여러 경험으로 다음 지역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아시아의 8개 강을 순회하고 싶다고.

캠페인 광고 영상에 달린 전 세계 누리꾼의 댓글도 꼼꼼하게 보고 있다. "여기 인도인데 와주세요", "콜롬비아에도 한 번 와주세요"라는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 태양광 보트는 얼마에 살 수 있냐는 문의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어느 강에 보트를 띄울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누리꾼의 댓글과 문의 사항 먼저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지역에 배를 띄우더라도 중요한 건 두 가지다. 지속 가능해야 하고 해결 가능해야 한다.

■ 다음 계획이 궁금합니다.

▷ 작년에 클린업 메콩 캠페인 기획안 냈을 때 제일 먼저 받은 질문이 "그래서 이 캠페인 지속 가능한 거야?"였어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한화가 앞으로도 10년 넘게 진행할 수 있는 캠페인인지가 중요해요.

장기적인 솔루션도 확실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해요. 보트를 기증받은 지역이 한화의 도움 없이도 계속해서 진행될 수 있는 캠페인이어야 합니다. 순간의 도움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과 해결책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가고 싶어요.

<저작권자ⓒAP신문 & www.apnew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