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비라거

※ 평가 기간: 5월 14일~5월 20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오비라거는 지난 3일 '오, 부드Love다!'라는 제목의 영상 광고를 공개했습니다.

광고는 누아르 영화에서 나올 법한 창고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화가 많이 나 보이는 등장인물 두 명이 서로 주먹다짐하려는 찰나, 서로를 향한 주먹이 맥주잔으로 바뀝니다.

부딪힌 맥주잔 속 거품이 부드럽게 찰랑이더니 곰돌이 캐릭터 '랄라베어'가 등장합니다. 오비맥주 브랜드의 대표 마스코트인 남색 곰돌이입니다. 

싸우던 두 사람은 부드러워 보이는 랄라베어의 배를 온화한 표정으로 쓰다듬은 후 오비라거를 마시며 화해 국면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 모델은 맥주를 마실 때 다른 맥주 광고 모델처럼 "캬!"하며 탄성을 내지르지 않습니다. 생크림을 먹듯 편안한 표정으로 맥주의 부드러움을 음미합니다.

메인 카피 '부드Love다'는 '부드럽다'를 변형한 말입니다. 광고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카피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오비라거의 목 넘김이 매우 부드럽다는 뜻, 싸우는 사람들도 화해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해 서로 사랑과 정을 나눌 만큼 오비라거가 맛있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주먹다짐하는 장면에서 부드러운 맥주 거품이 찰랑이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반전이 창의적이고 재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반전 덕에 광고 효과가 높아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반전 장면 창의적이고 재밌다

평론위원은 광고 장면이 급작스럽게 전환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신선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어두운 창고 분위기에서 두 남자가 싸울 것처럼 팔을 휘두르는 그때, 밝은 화면으로 전환되며 맥주잔이 부딪히는 장면이 나오는 게 신선하다.

반전을 준 것도 재밌었지만 컵이 부딪치자마자 찰랑거리는 맥주 거품이 정말 부드럽게 묘사돼서 짧은 광고였지만 인상 깊고 전달력 있다.

반전이 이 광고에서 가장 중요하게 활용된 아이디어인데, 반전을 잘 활용했다.

김다원 위원

두 사람이 맞붙는 상황이 부드러운 거품으로 변하는 게 자연스럽게 표현돼 화면상으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서로에게 득달같이 달려들다가 갑자기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맥주 마시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게 다소 생뚱맞지만 그런 생뚱맞음에서 유머가 잘 드러난다.

단순한 유머로 맥주의 부드러움을 무난하게 잘 표현한 광고다.

문지원 위원

거친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나간다는 전개가 재치 있다.

정수임 위원

험악한 인상의 남자가 이 맥주를 먹고 부드럽게 변할 정도로 맥주가 부드럽다는 점을 과장되게 전달했다. 기억하기 쉽고 좋았다.

서정화 위원

반전을 활용한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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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전 장면이 광고와 어울리지 않아 이질감이 들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남택춘 위원은 "센 '형님'들이 싸움을 시작하기 직전 부딪히는 모습을 맥주잔으로 건배하는 모습으로 연결하려 했지만 연관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질감마저 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광고 전반에 대해서도 "OB의 대표적 캐릭터 중 하나인 곰을 펭수나 진로 두꺼비처럼 귀여운 캐릭터로 재탄생시켰지만 그 외에 별다른 특색은 없다. 몇 번 봐도 다시 보고 싶거나 별로 머릿속에 남는 게 없는, 색깔 없는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메인 카피 '부드love' 참신하다

메인 카피에 관한 긍정적인 의견도 많았습니다. 평론위원은 메인 카피가 '오비라거가 부드럽다'는 걸 오래 기억하게 한다고 호평했습니다.

'부드럽다'를 조금 변형해 '부드Love다'라고 표현한 부분과 '구름보다 부드럽다'라는 표현이 맥주의 부드러운 느낌을 잘 강조했다.

서정화 위원

'부드Love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참신했다. 이렇게 짧고 간단하지만 위트 있는 단어는 시청자가 쉽게 일상생활에서 자주 떠올리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단어다.

민정화 위원

곰돌이 캐릭터 활용 훌륭

요즘 주류 브랜드 광고에서 오랜 시간 마스코트로 사랑받아온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진로가 파란색 두꺼비 캐릭터를 앞세운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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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위원은 진로와 마찬가지로, 오비맥주가 광고에서 곰돌이 캐릭터 '랄라베어'를 활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최근에 공개된 진로 광고처럼 주류 광고에서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서정화 위원

오비라거 곰돌이가 광고에 나와 (오비라거의) 브랜드(이미지)가 각인이 잘 된다.

김다원 위원

오비라거 캐릭터의 온화하고 여유 있는 표정과 풍채가 '구름보다 부드러운 맥주'라는 콘셉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어필한다. 마스코트를 잘 활용한 예다. 마지막에 (캐릭터가) 보리 이삭을 코에 갖다 대는 깨알같은 행동도 센스 있는 장면이다.

정수임 위원

이외에도 다양한 평가가 있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이번에 오비라거가 도전한 뉴트로 콘셉트와 맞아떨어지는 자막 디자인도 (광고와) 잘 어울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오비라거는 올해 초부터 랄라베어와 복고풍 글씨가 새겨진 전용잔 패키지를 판매하며 뉴트로 열풍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의 평가처럼, 이 광고는 오비라거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뉴트로 콘셉트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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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택춘 위원은 오비라거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시도가 '진로이즈백'이나 '테라'에 맞서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남 위원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나 테라와의 경쟁 구도에 맞대응하기 위해, (오비라거가) 레트로 느낌으로 거듭나려는 듯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최근 점유율을 많이 차지해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OB맥주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부분은 분명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맥주 디자인은 뉴트로인데 광고는 뉴트로가 아니라서 아쉬웠다고 평가합니다. 서 위원은 "디자인이 뉴트로 콘셉트로 나온 맥주라 다른 맥주 브랜드와 차별성이 있는데, 광고 또한 뉴트로 콘셉트로 나왔다면 더 인상적이었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여름이 다가와서 그런지 100% 몰트(맥아. 말린 보리.), 부드러운 맥주를 강조하는 제품과 광고가 신선했다(정수임 위원), 반전 장면은 좋지만 영상 콘셉트 자체가 다소 클리셰(진부한 것)라서 아쉬웠다(민정화 위원)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오비맥주
▷ CD: 류원기
▷ 촬영감독: 조성인
▷ 조명감독: 고한석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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