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73] 하나금융그룹 - 취지는 좋은데 부모는 왜 '엄마'뿐?

하민지 승인 2020.06.01 11:32 | 최종 수정 2020.06.01 13:36 의견 1
사진 하나금융그룹


※ 평가 기간: 5월 21일~5월 27일

[AP신문=하민지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17일에 공개한 2분 30초 분량의 영상 광고입니다.

광고는 발달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부모가 겪게 되는 고충을 이야기합니다. 졸업 후 부모 보육률은 약 90%인데 고용률은 30%도 채 안 되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하나금융그룹은 "발달장애인의 졸업이 끝이 아닌 꿈을 펼치는 새로운 시작이 되도록"이라는 카피와 함께, 하나금융그룹이 발달장애인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광고를 마무리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의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내용을 따뜻한 이야기로 명확하게 전했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보호자를 엄마만 등장시켜 성차별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 부문 별점은 3.5점으로 중간 정도입니다.

엄마의 '불안' 졸업식, 하나금융 이미지 좋아졌다

광고에 호평을 보낸 평론위원은 이 광고 덕에 하나금융그룹의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에서 하나금융그룹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을 엄마의 불안을 졸업시킨다는 의미로 명확하게 설명했다는 분석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률이 낮다는 사회 문제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잘 전했다. 기업이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잘 나타낸, 좋은 CSR 광고다. 

"그런 엄마들을 위해서 졸업의 의미를 바꿔드리고 싶었습니다"라는 카피를 기점으로 '졸업'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바뀐다. 그 점도 인상 깊었다.

발달장애인이 졸업한다는 건 사회로 가는 게 아니라 집으로 가는 거라는 사회 현상을 짚는 부분에서 ('졸업'은) 부정적인 의미다.

하지만 (광고 뒷부분에서는) 발달장애인이 하나금융그룹 프로젝트를 통해 취업하는 모습이 나오며 ('졸업'이) 엄마의 불안이 끝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바뀐다. 같은 단어를 가지고 반전을 통해 의미를 변화시켜 광고를 더 극적으로 만들었다. 

그냥 떠올린 통찰력이 아닌 것 같다. '하나파워온임팩트'라는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하며 얻은 통찰력을 광고에서 보여준 것 같아 진정성이 느껴졌다.

서정화 위원

발달장애인의 고용이라는, 솔직히 말해 평소에 크게 관심 두지 않았던 분야를 마음에 새기게 만드는 광고다.

'엄마의 졸업식'이라는 제목이 궁금함을 일으키면서 영상이 잔잔하고 전개가 느리지만 가슴 속 울림을 전할 수 있는 진심의 이야기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절히 녹여냈다.

특히 실화의 주인공(발달장애인의 어머니)이 (광고에) 출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아이를 위해 출연했다는 용기에 박수를 크게 보내고 싶다.

'하나파워온임팩트'에 관한 내용이 적지만 적절한 분량으로 소개돼 앞부분 스토리와 짜임새 있게 이어진다. 훌륭한 구성이다.

남택춘 위원

2분이 넘는 시간을 몰입해서 시청했다. 돈이 돈을 불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불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금융 기업이 사실은 사회 뒤편의 소수자를 위해 돈과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현재 하나은행 고객인데, 내 돈이 좋은 곳에 쓰이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고다.

민정화 위원

많은 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공헌을 하는 만큼 소비자가 어떤 기업이 어떤 분야에서 특별하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아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광고를 본 소비자는 하나금융그룹이 발달장애인의 고용을 위해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을 향한 호감을 더 많이 가지게 될 것 같다.

광고 초반에 졸업식을 여느 졸업식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그려냈지만 그런 평범함이 오히려 실제 발달장애인 부모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일이라는 걸 의미한다.

이런 내용이 실제 사례와 연결되면서 발달장애인 고용을 위해 지원하고 노력하는 하나금융그룹의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되는 담백한 톤앤매너가 이 CSR 광고의 진중함과 의미를 더 깊게 자아내는 데 한몫했다.

문지원 위원

부모는 엄마뿐, 한부모가정 광고인가

취지도 좋고 스토리 전개도 훌륭하지만 부모 중 엄마만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발달장애인의 보호자를 어머니(여성)로 한정했다는 점은 아쉽다. 광고 중간에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광고에서 아버지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꼭 발달장애인의 부모뿐 아니라 자녀를 돌보는 것은 여성의 역할이라는 성차별적 인식이 느껴져서 '장애인 차별'을 다루고 있는 이 광고에서 (부모 중 어머니만 등장시킨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한부모가정에 관한 광고가 아닌데 광고에 어머니만 나온다며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은 "제목부터 발달장애인을 보살피는 건 오로지 엄마의 몫이라는 것처럼 표현돼 있다. 광고도 엄마 이야기와 인터뷰만 등장한다"며 서 위원과 비슷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 광고는 한부모가정이 아닌 발달장애인에 관한 광고고 내레이션 초반에도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라고 '부모'를 언급했음에도 아빠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발달장애인 자녀를 보살피기 위해 힘쓰고, 졸업을 신경 쓰고, 집안일을 하는 엄마만 나와 있다. 문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은 "우리 사회가 모성애를 굉장히 강조하는데, 이를 강화하는 광고다. 시청자에게 무의식중에 엄마가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덧붙여 "제목도 엄마에게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사회에 진출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광고에서도 부모가 함께 자녀의 미래를 신경 쓰고, 졸업식에 참석하고, 집안일을 함께하는 장면이 등장했다면 사회적 흐름에 발맞추는 연출이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제목과 광고의 내용 자체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정 위원은 "제목만 봤을 땐 만학도인 엄마가 졸업하고 늦었지만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광고를 끝까지 다 봤는데도 광고 콘셉트와 메시지의 연결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분명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좋은 사회공헌 활동을 보여주는 광고인데도 이 메시지를 졸업식으로만 그려내는 방식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아쉽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위원은 "차라리 직장→졸업식으로 사연을 역방향으로 보여줬다면 몰입을 좀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 제언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하나금융그룹
▷ 대행사: SM C&C
▷ CD: 우동수
▷ 제작사PD: 정재욱
▷ 2D업체: 디어센틱
▷ 2D(TD):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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