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광고] 슬로건까지 바꾸며 인종차별 반대한 나이키

권이민수 승인 2020.06.02 10:28 | 최종 수정 2020.06.02 10:29 의견 1
사진 유튜브 'Nike' 캡처


[AP신문=권이민수 기자]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게 체포당하다 목이 졸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조지 플로이드는 식료품점에 20달러(한화로 약 2만 원)의 돈을 지불했다. 식료품점 직원은 조지 플로이드가 내민 20달러가 위조지폐라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 네 명은 조지 플로이드를 수갑을 채워 바닥에 눕혔다. 그리고 무릎으로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강하게 압박했다. 조지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며 살려달라고 경찰에게 계속 호소했으나 경찰은 지속해서 목에 압박을 가했다.

경찰의 압박은 조지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계속됐다. 뒤늦게 조지 플로이드는 병원으로 호송됐으나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후에 경찰은 '조지 플로이드의 물리적인 저항'을 목 압박의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목격자의 증언과 CCTV에 의하면 조지 플로이드는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며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현재 시위는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

나이키도 29일 인종차별 반대에 함께하자는 내용의 광고를 공개하면서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힘을 실었다.

광고엔 나이키의 유명 슬로건 '그냥 해(Just do it)' 대신 '이번 한 번만이라도, 하지 마라(For once Don't do it)' 문구가 쓰였다. 

'미국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여기지 마라', '인종차별에 등 돌리지 마라', '네가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라' 등 나이키는 광고를 통해 시청자도 사회 변화를 위한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광고가 공개된 이후 나이키의 라이벌 기업인 아디다스가 전례 없이 나이키의 광고를 공식 SNS에 공유하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아디다스는 '함께하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함께하는 것이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방법이다'라는 말도 적었다.

나이키는 전부터 광고에 인종차별 반대의 메시지를 꾸준히 담아왔다.

2017년 2월 공개한 광고 '평등(Equality)'에는 미국프로농구(NBA)의 르브론 제임스ㆍ케빈 듀랜트, 테니스의 세리나 윌리엄스, 기계체조의 가브리엘 더글러스 등 유명 유색인종 운동선수가 등장했다. 

"평등에는 경계선이 없고, 기회엔 차별이 없고, 가치는 피부색을 뛰어넘는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광고는 경기장이 아닌 도심, 길가, 공터 등에 선을 그으며 스포츠를 즐기는 흑인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선을 긋자 그 공간은 농구장이 되고, 테니스장이 되고, 달리기 트랙이 됐다. 

인종에 상관없이 공은 동일하게 튀고, 테니스 라켓은 힘을 준 만큼 움직인다. 그렇기에 스포츠는 평등하다. 광고는 스포츠처럼 평등한 공간을 점점 넓혀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만약 우리가 이곳에서 평등하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평등할 수 있다"며 나이키는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이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 페이스북 'Colin Kepernick' 캡처


2018년 나이키가 공개한 30주년 기념 캠페인 광고는 미국 사회를 놀라게 했다. 경찰의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한쪽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했던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콜린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기 때문이다.

광고는 정면을 바라보는 콜린 캐퍼닉 얼굴 위에 "무언가를 믿어라. 그게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의미일지라도"라는 광고 문구를 띄웠다. 

2016년 백인 경찰의 검문에 걸린 흑인이 경찰의 총격으로 잇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같은 해 8월, 콜린 캐퍼닉은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대신 한쪽 무릎을 꿇었다. “흑인과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나라의 국기에 존경을 표하기 위해 일어설 수 없다”는 의미였다.

콜린 캐퍼닉의 한쪽 무릎 꿇기 퍼포먼스는 이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상징이 됐다. 

1일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ㆍ샌타크루즈ㆍ캘리포니아주 등 미 일부 지역에서 경찰이 한쪽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통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조했다. 

나이키는 인종차별이 여전한 세상을 향해 변화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던져왔다.

그리고 다시 한번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와 이에 침묵하는 이에게 나이키는 광고로 메시지를 던졌다. 

인종차별에 반대하자는 나이키의 메시지가 또 다른 조지 플로이드가 나오는 사례를 막고 평등한 사회 건설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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