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가 셔츠를 (굳이) 찢고 있다. 사진 KFC

[AP신문=하민지 기자] 솔직히 무슨 의도로 만든 광고인지 잘 모르겠다. 누구 보여주기도 좀 그렇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을 틀었는데 이 광고가 나온다면, 강한 어그로에 이끌려 스킵 버튼을 절대 누르지 못할 것 같다.

KFC가 작년에 어머니의 날(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맞아 공개한 광고다. KFC의 아버지인 커넬 샌더스가 젊어진 모습과 느끼한 표정으로 "엄마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넬 때부터 정신이 아득해진다.

샌더스가 런닝을 찢을 땐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싶다가 근육질의 남성 댄서가 단체로 등장해서 섹시 댄스를 추는 장면이 나오고 나선 전례 없는 충격에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이 광고 좋냐고 광고 타깃인 우리 엄마에게 여쭤볼까 하다가 남사스러워 포기했다.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

댄서가 바지를 벗기 시작할 때는 "안 돼! 그러지 마!"라고 외쳤지만 외치는 동안 이미 다 벗었다. 

카메라는 댄서의 속옷을 굳이 클로즈업하는데, 속옷에는 "세상에서 가장 쿨한 엄마가 된 기분이 어때?"라고 적혀 있다. 엄마한테 광고 보여드리고 쿨해졌냐고 여쭤보려다 역시 포기했다.

충격은 나만 받은 게 아닌 것 같다. 누리꾼 댓글을 몇 개 소개한다. "틱톡이 애들 다 버려 놨네", "주여, 저는 이 근육을 감당할 준비가 안 됐나이다", "얘들 엄마 중 한 분이 이거 봤다고 생각해 봐ㅠㅠ"

이 광고는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광고 제작사로 꼽히는 위든+케네디가 만들었다. 

당시 위든+케네디는 광고 속 댄서가 자신의 어머니 성함을 불러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KFC 누리집에 가서 성함을 입력하면 댄스팀이 어머니 성함을 부르며 춤을 추는 광고가 제작된다. 다운받아서 SNS에 공유하거나 엄마 카톡으로 바로 쏠 수도 있다.

이벤트는 끝났지만 혹시 이 광고를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쿨해졌는지 여쭤본 분이 있다면 연락 부탁드린다. 나는 못 하겠다.

 

※ AP신문의 '애드B' 섹션에 속한 기사는 흔히 'B급 광고'로 불리는 키치(kitsch)광고, 고전 광고, 감동적인 광고 등 특정 시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화제가 되고, 사랑받는 광고를 모아 소개하는 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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