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튜브 'SaveTheChildren' 캡처

[AP신문=권이민수 기자] 6월 20일 오늘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세계 난민의 날은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고 국제연합(UN)이 2000년 유엔총회특별 결의안을 통해 지정한 날이다.

난민은 인종, 종교,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을 뜻한다. 국내의 경우, 난민 문제는 먼 나라의 일 정도로 외면을 받아왔다.

그러다가 지난 2018년 500명이 넘는 예멘 난민이 제주도로 입국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 사회에서 난민 문제는 큰 논란이 됐다.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고 팽팽한 찬반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결국 484명의 난민 신청자 중 단 2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예멘 난민의 제주도 방문 이후 난민 문제는 다시 모두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하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환대를 기대하는 난민은 여전히 많다.

18일, 법무부에서 AP신문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15,451명에 이른다. 이 중 79명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231명은 인도적 체류가 허가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난민 신청자는 5,000명이다. 심사 결과, 31명이 난민 인정, 87명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다. 

난민 문제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난민을 맞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AP신문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을 다룬 광고를 모았다. 광고가 보여주는 난민의 하루를 함께 따라가 보자.  

▶세이브 더 칠드런, '가장 충격적인 하루' 시리즈  

NGO 세이브 더 칠드런이 2014년과 2016년에 발표한 공익 광고다. 1편은 생일을 맞은 한 소녀의 1년을 담았다.

행복한 생일 파티로 시작하는 광고는 전쟁으로 소녀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음 해 생일, 절망스러운 소녀의 표정은 광고 초반의 행복한 표정과 크게 대비된다. 

2년 후 2편이 공개됐다. 2편은 난민이 된 소녀가 겪는 하루하루를 담았다. 소녀는 바다를 건너다 물에 빠지기도 하고 총부리를 겨누는 군인을 만나기도 한다.

광고는 '지금 여기에서 이 일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전쟁고아재단, '배트맨' 

NGO 전쟁고아재단(Warchild)이 음악제작사 메시브 뮤직과 소니,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과 함께 제작한 광고다.

2017년에 공개된 광고는 한 난민 캠프를 배경으로 한다. 한 소년 앞에 배트맨이 나타난다. 소년은 배트맨과 축구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소년의 마음을 대변하듯 배경음악은 흥겹다. 배경음악은 밴드 퀸의 'You're My Best Friend(넌 내 최고의 친구)'다.

그러나 배트맨 품에 소년이 안기자 장면은 배트맨이 아닌 한 남성의 품에 안겨 어디론가 떠나는 소년의 모습으로 바뀐다. 배트맨과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은 잠깐의 꿈이었다.

▶84럼버, '모든 여정' 

미국의 건축 자재 기업 84럼버는 2017년 슈퍼볼 경기 때 '모든 여정'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공개했다. 84럼버는 광고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난민 차별 정책에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3,100킬로미터에 달하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높은 장벽을 세우려고 했다. 난민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장벽 공사는 외교, 비용, 환경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도 큰 논란이 됐다. 반이민 행정명령에는 이슬람권 7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의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을 120일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반이민 행정명령은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 지방 법원의 결정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집행이 중단됐다.

'모든 여정' 광고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 모녀의 모습을 다룬다. 험난한 여정 끝에 국경에 도착한 모녀는 거대한 벽을 마주하게 된다. 거대한 벽을 넘지 못하면 미국에 갈 수 없어 모녀는 절망한다. 

하지만 벽의 한쪽엔 나무로 만든 문이 있었다. 벽을 세우는 공사에 참여한 인부가 난민을 위해 문을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모녀는 문을 열고 미국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광고는 '우리는 언제나 이곳에 오는 이를 환영할 것입니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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