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공익 광고 중 한 장면. 현재는 6ㆍ25 참전 용사가 준 선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 국가보훈처

[AP광고평론 #88]

※ 평가 기간: 6월 11일~6월 17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올해는 6ㆍ25 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국가보훈처가 이를 기념하며 지난 10일에 영상 광고를 공개했습니다.

광고는 "사람들은 왜 현재를 선물이라고 할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현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 'present'가 '선물'을 뜻하기도 하는데, 광고는 이 의미를 활용합니다.

바다, 산 등에서 여유롭게 일상을 만끽하는 현대인을 보여준 후, 그 옆에 6ㆍ25 전쟁 참전 용사의 모습을 재현해 함께 보여줍니다. 현재는 참전 용사가 준 선물이니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됩니다.

광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태극기에 싸인 관과 '122609'라는 숫자가 등장합니다. 이 숫자는 6ㆍ25 전쟁에서 유해를 찾지 못한 전사자의 수를 의미합니다. 

6ㆍ25 전쟁 70주년 사업추진회는 '끝까지 찾아야 할 122609 태극기'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며 '122609 기억 배지'를 만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열린 국무회의에 이 배지를 달고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6ㆍ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째인 올해, 미발굴 전사자 약 12만 명을 기억하자는 캠페인을 강조하기 위해 광고에도 이 같은 내용을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이 공익 광고가 매우 창의적으로 구성돼 있다고 호평했습니다. 정부 캠페인 광고임에도 딱딱하지 않고 감각적이라서 메시지도 효과적으로 전달됐다는 의견입니다.

창의성,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광고 효과의 적합성 별점 모두 4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창의적 구성 덕에 메시지 효과 ↑

평론위원은 광고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 창의적인 구성 덕분에 '현재는 6ㆍ25 참전 용사가 준 선물'이라는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됐다고 호평했습니다.

광고의 도입부부터 말미까지 기승전결이 아주 잘 짜인 광고다. 특히 같은 배경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각기 다른 색감과 등장인물로 표현해 광고 주제를 자연스럽게 보여준 연출이 상당히 신선하고 훌륭하다.

내레이션도 문답 형태로 구성돼 있어 전달력이 좋다. 각 내레이션과 자막이 설명하는 상황에 맞는 장면이 이질감 없이 적절하게 표현돼 설득력이 높아졌다.

인위적으로 끼워 맞춘 느낌 없이 과하지 않은, 잔잔한 음악과 내용 설명 역시 효과적이다.

남택춘 위원

메시지가 직관적으로 잘 와닿게 화면을 구성하고 표현했다. 과거 6ㆍ25 전쟁 장면을 실감 나게 표현해 뭉클했다. 현재의 평화로운 이미지와 대비돼 의미가 더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모두가 잘 아는 흔한 영어 단어 'present'를 활용해 '우리의 현재는 6ㆍ25 참전 용사가 준 선물'이라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태극기에 관이 싸이는 애니메이션은 임팩트 있었다. 122609라는 미발굴 전사자의 수 또한 광고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장치다.

서정화 위원

6ㆍ25 전쟁 70주년 기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시의성 있는 광고다.

현재를 선물이라고 표현하며 다양한 장소에서의 모습을 보여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의미 전달이 확실하게 됐다.

김다원 위원

딱딱하거나 올드하지 않고 영상, 글씨체, 배경음악 등을 모두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그 때문에 콘셉트가 깔끔하게 인식되고 메시지 전달도 자연스럽게 잘 이뤄졌다.

정수임 위원

광고 스토리가 6ㆍ25 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고찰해 볼 수 있게 짜였다. 그에 대한 보답은 '기억'이라는 메시지가 마음을 울린다.

문지원 위원

아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민정화 위원은 "너무 감성적인 면에만 집중한 스토리다. 억지로 감동을 짜는 듯한 분위기와 내레이션이다. '현재=present=선물'이라는 오래된 캐치프레이즈도 별로다. 충분히, 더 참신하게 스토리보드를 짤 수 있었을 텐데 아주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광고 배경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정 위원은 "현재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일상적인 생활 위주로 표현했다면 (메시지가) 더 와닿았을 것 같다. 바다와 산, 들 등 자연 위주로 삶을 보여준 것은 이해하지만 해변의 바캉스 같은 그림은 조금 이질감이 느껴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문지원 위원은 더 높은 메시지 전달력을 위해 몇 가지를 제언했습니다. 문 위원은 "메인 메시지인 '우리의 오늘은 6ㆍ25 참전 용사가 준 선물이다'라는 문장이 광고의 끝이 아닌 초반에 제시됐으면 광고 주목도와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단번에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말이라 광고 초반에 제시할 경우 시청자의 시선을 끌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22609의 의미도 짧게 설명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제언했습니다. 문 위원은 "12만 2,609명의 미발굴 전사자를 찾는 국가보훈처 캠페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 캠페인 정보를 광고에서 전해줬다면 인지도와 관심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국가보훈처, 6ㆍ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SPC그룹
▷ 제작사: 파란불에길건너기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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