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니 - 설명이 필요한 광고는 좋은 광고가 아니다

하민지 승인 2020.06.25 10:15 | 최종 수정 2020.06.24 15:43 의견 0

[AP광고평론 #90]

※ 평가 기간: 6월 11일~6월 17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콜롬비아에서 제작된 다우니 인쇄 광고입니다. 지난 5일에 공개됐습니다.

세 광고는 각각 다른 인물을 의미합니다. 어떤 인물인지 맞혀 봅시다. 정답은 세 개의 인쇄 광고 이미지 밑에 공개하겠습니다.

 

 


정답은 제일 첫 번째 광고부터 차례대로 티베트의 승려 달라이 라마, 1979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테레사 수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입니다. 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인입니다.

이들의 옷과 좋은 향기로 유명한 섬유유연제 다우니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오른쪽에는 "You don't need that many clothes to change the world(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렇게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옷이 오래 갈 수 있게 다우니가 도와주기 때문에 세상을 바꾼 위인이 한 벌의 옷으로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긴 시간이 걸려야 이해되는 광고는 좋은 광고가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각각 3점, 2.5점으로 낮은 편입니다. 메시지를 단번에 알 수 없으니 광고 효과 또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전달력 부족하고 광고 메시지도 비약적

평론위원은 이 광고의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봤습니다. 첫째는 광고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것, 둘째는 의미를 이해하고 봐도 광고 이미지와 메시지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것입니다.

부연 설명이 없었다면 어떤 점을 말하려는 광고인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캐치프레이즈만 보면 '제대로 된 옷 한 벌만 있으면 된다'고 느껴져서 다우니가 그 역할을 했다기보다는 옷 자체에 초점을 두고 생각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김다원 위원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든 광고다. 소비자는 설명이 필요한 광고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이 광고는) 좋은 광고가 아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렇게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다'는 카피와 다우니는 옷감이 상하지 않게 해준다는 내용도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달라이 라마 편은 옷이라기보다 그냥 섬유가 뭉쳐져 있는 것처럼 보여서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서정화 위원

상징성에 기반해 출발한 광고인데 의미는 좋지만 다우니 제품 특성상 (광고 메시지가) 비약적이다.

다우니라는 상품 자체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제품인데 저렇게까지 의미를 부여해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디자인도 문제다. 광고의 핵심이자 상징성 있는 옷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면 옷 색깔과 배경 색깔이 같으면 안 된다. 다른 색이나 보색 효과가 나는 색이어야 했다. 그렇다면 눈에 확 띄는 인쇄 광고가 됐을 것이다.

남택춘 위원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다고 평가한 위원도 있습니다. 그러나 메시지가 비약적이고 과장됐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기존의 다우니는 정전기를 방지해 주거나 좋은 향기를 오래가게 하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워낙 '향기 마케팅'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런 다우니가 '옷의 유지력을 높인다'는 기능을 독특한 발상으로 인식시켜서 새롭다.

의도나 발상은 좋으나 표현에 비약과 과장이 많이 들어갔다. 또한 이미지 자체가 사람의 신체 부분을 없애고 옷만 남겨둔 듯한 모습이라 휑하다.

정수임 위원

위인의 복장을 활용해 섬유유연제의 기능을 표현한 게 기발하지만 과장된 느낌도 있다.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유지해주는 섬유유연제의 기능을 위인의 복장으로 표현한 건 인상적이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렇게 많은 옷이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이 '한 벌의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옷감을 보호해 준다'는 섬유유연제의 성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비약적이다.

문지원 위원

이외에도 광고에 적힌 글씨의 가독성을 지적한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옆의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고 가독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되지 않는다.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지원 위원 또한 "광고지면 내 카피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건 시각적인 내용 전달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광고가 창의적이고 뛰어나다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민정화 위원은 "콘셉트도 창의적이고 인쇄 광고에 걸맞게 색감도 너무 예쁘다. 하지만 부연 설명이 없으면 단번에 브랜드 메시지를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그래도 작은 힌트만 있어도 금세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광고"라고 호평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다우니
▷ 대행사: 그레이
▷ 국가: 콜롬비아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Sebastián Benitez, Sebastián Benitez
▷ 아트디렉터: Felipe Alvarez, David Olarte
▷ 카피라이터: Diego Perez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AP신문 & www.apnew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