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다운(자가 격리) 조치가 해제된 후 처음 만난 사람들이 반갑게 포옹하고 있다. 사진 캐논

[AP광고평론 #97]

※ 평가 기간: 6월 18일~6월 24일

[AP신문=하민지 기자] 벨기에에서 만들어진 캐논 인쇄 광고입니다. 지난달 17일에 공개됐습니다.

광고는 락다운(자가 격리) 조치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만나는 친구, 가족,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떨어져 있다가 만나서 나누는 따뜻한 포옹을 'first hug(첫 번째 포옹)'라 이야기하면서 사랑하는 이들 사이의 뭉클한 감정을 포착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목적에 맞게 광고를 잘 제작했다고 호평했습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은 4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종식된 이후에 광고를 공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뭉클한 순간 잘 담아냈다

사진 캐논

문지원 위원은 광고가 캐논 카메라만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문 위원에 따르면, 카메라 소비자 커뮤니티에서 경쟁사 제품인 니콘은 선명한 느낌을 내는 카메라, 캐논은 따뜻한 색감을 표현하는 카메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 위원은 이 광고가, 소비자가 좋아하는 캐논의 장점이 잘 살아난 광고라고 봤습니다.

문 위원은 "캐논 카메라만의 느낌을 잘 살려 피사체의 모습, 감정, 상황을 잘 드러내 제품의 기능도 잘 전달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광고가 사진 작품처럼 여러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호평했습니다. 

문 위원은 "락다운 조치 때문에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면서 생겨난 그리움, 애틋함, 반가움 등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 조치가 해제된 후, 첫 포옹의 모습을 담아내서 앞으로의 희망과 기대도 함께 드러냈다.  카메라를 잘 홍보할 수 있는 매체(사진)와 콘셉트를 잘 활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 캐논

김다원 위원도 사진에서 감정이 잘 느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은 "락다운으로 오래 만나지 못한 가족, 친구가 포옹하는 모습에서 서로 많이 그리워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표정에서 진심이 느껴져 (그리워했다는 게) 더 와 닿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은 흑백 색감도 눈여겨봤습니다. "이미지를 회색 톤으로 처리해 캐논의 빨간 로고가 더 돋보였다. 진지한 분위기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정화 위원 또한 광고 속 인물의 표정에 주목하며 "연기하는 것 같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변 사람을 잘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캐논

남택춘 위원은 광고가 코로나19 전후의 감정 차이를 잘 담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 위원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확실히 바꿔 놨다. 이 광고만 보더라도, 단순히 포옹하는 순간의 찰나를 담은 사진일 뿐인데 코로나19 발생 전에 볼 때와 발생 후에 볼 때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마치 한 점의 작품처럼 표현된 이 광고를 처음 봤을 때 약간 뭉클했다"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락다운 조치 이후 첫 만남을 포옹으로 표현한 게 의미 있다", 민정화 위원은 "흑백 감성으로 아련함과 먹먹함을 무난히 표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락다운 조치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설명이 없었으면 아마도 바로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캐논

광고 공개 시기 부적절
코로나19 종식 후 공개했어야

광고를 공개한 시점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그리웠던 사람들을 다시 만난다는 내용의 광고에 시의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택춘 위원은 "광고는 뭉클하지만 시기적으로 별로 적절하지 않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경계심이 느슨해진 사이 2차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과 잘 안 맞는 광고다. 이 광고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날 때 나와야 더 빛을 발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수임 위원도 같은 의견입니다. 정 위원은 "시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 (광고가)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한 "누군가는 마스크를 썼는데 대부분은 쓰지 않아서 통일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캐논
▷ 대행사: Happiness Brussels, an FCB Alliance
▷ 국가: 벨기에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Katrien Bottez, Geoffrey Hantson, 
▷ 포토그래퍼: Lieve Blancquaert
▷ 프로덕션: Dominique Turnbull, Arthur De Wachter
▷ Creative: Roxane Schneider, Pieter Claeys
▷ Client Contact: Bruno Winnen, Filip Vandenbempt and Aris Arakelian
▷ Executive Creative Management: Karen Corrigan
▷ Account: Mattias Vermeire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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