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100]

※ 평가 기간: 6월 25일~7월 1일

[AP신문=권이민수 기자] 펩시콜라가 2019년 12월 카자흐스탄에서 공개한 인쇄 광고 '산타의 비밀' 편입니다.

사진 펩시

광고는 신부에게 고해 성사(세례받은 신자가 지은 죄를 뉘우치고 신부를 통해 하느님에게 고백해 용서받는 일)를 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신부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어린이에게 행복을 주는 산타클로스입니다. 산타는 손에 펩시콜라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아래에는 '누구나 약점은 있다(EVERYONE HAS A WEAKNESS)'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광고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산타클로스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빨간 옷과 모자, 곱슬머리에 길고 풍성한 턱수염,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어깨에 진 산타클로스의 모습은 1931년 코카콜라 광고를 통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장난감에 둘러싸인 산타클로스가 코카콜라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1936년 광고. 사진 코카콜라

1920년대 코카콜라는 더운 여름에 마시는 음료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래서 코카콜라는 사람들에게 '겨울에도 상쾌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방법을 찾습니다.

그때 코카콜라가 찾은 방법이 겨울의 상징인 산타클로스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코카콜라는 산타클로스를 광고에 등장시키고 겨울에도 마시는 음료의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즉 펩시콜라를 들고 신부에게 죄를 고해하는 산타의 모습은 '코카콜라의 모델이 된 산타마저도 몰래 펩시콜라를 마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펩시콜라가 맛있다는 메시지를 비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광고평론위원은 발상은 창의적이지만 광고 이미지와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무슨 의미인지 단번에 알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의 창의성 별점은 3점, 광고 내용의 명확성 별점은 2.5점입니다.


자세히 봐도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렵다

광고평론위원은 광고의 이미지와 광고 문구가 불명확해 메시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광고가 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광고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해가 어렵다. '산타의 비밀'이라고 쓰여있지 않았다면 고해하는 인물이 산타라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의미 파악이 너무 어려운 광고다.

김다원 위원

한참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는 광고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이 너무 떨어진다.

산타가 펩시콜라를 들고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펩시콜라를 마시는 산타의 모습을 광고에 담았으면 더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서정화 위원

고해성사를 하는 상황은 이해되지만, 광고의 의미를 너무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운 광고다.

심지어 종교의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은 고해성사조차 이해 못 할 수도 있다.

신부보다는 산타가 광고에서 더 중요한데 형체를 잘 알아볼 수 없다. 산타가 들고 있는 펩시콜라도 잘 보이지 않는다.

문지원 위원

어두운데다가 두꺼운 창살에 가려져 있어서 산타와 제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광고가 의도하는 바를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차라리 산타가 산타의 옷을 입고 모자를 착용했다거나, 철창 사이로 펩시 로고라도 잘 보이게 배치했다 좋았을 것이다.

왼쪽하단의 광고 문구도 좀 더 크고 잘 보였다면 광고를 이해하기 더 쉬웠을 것이다.

정수임 위원

펩시콜라가 철창에 가려져 잘 안 보인다. 펩시의 로고를 확실하게 부각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남택춘 위원

산타의 약점이 펩시콜라라는 것은 알겠지만, 광고의 의미가 명확히 와닿지 않는다. 신부대신 산타를 강조했어야 한다.

민정화 위원

분위기가 어둡고 음침해 호감도도 떨어진다

평론위원은 광고의 색감이 너무 어둡고 음침해서 펩시콜라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문지원 위원은 "너무 어둡고 명암도 짙어 다소 공포스러운 분위기다. 그래서 광고에 대한 호감과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수임 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 위원은 "광고의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와 펩시콜라의 밝은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펩시콜라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질 위험도 있다"고 했습니다.

발상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평론위원은 '코카콜라가 만든 산타가 펩시콜라를 마신다'는 발상은 좋았다고 했습니다.

서정화 위원은 "메시지는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발상은 창의적이라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특히 남택춘 위원은 "자세히 봐야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재밌는 광고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라이벌 관계이기에 이런 광고가 가능했다. 선을 넘는 것 같지만 넘지 않는 적정선을 잘 지켰다"고 평가했습니다.

■ 크레딧
▷ Advertising Agency: GForce/Grey, Almaty, Kazakhstan
▷ Executive Creative Director: Yevgeniy Kostylev
▷ Creative Director: Nikita Frankovskiy
▷ Art Director: Vladimir Chetverikov
▷ Сopywriter: Viktor Yershov
▷ Managing Director: Yuliya Tushina
▷ Client Service Director: Anna Kostyleva
▷ Head Of Digital: Azamat Ruzhev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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