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110]

※ 평가 기간: 7월 9일~7월 15일

[AP신문=김효진 기자] 지난 6월 28일에 공개된 알보젠 코리아의 피임약 '머시론' 광고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 편입니다.

광고는 경쾌한 음악과 함께 젊은 여성이 걷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한창 꾸밀 때 아냐?'라는 질문이 뜹니다.

광고는 대답합니다. '아니, 지금은 몰입할 때야.'

또 '결혼할 때 안 됐어?', '나이 생각할 때 되지 않았어?'와 같은 질문도 연달아 등장합니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무례한 질문에, 광고는 '아니'라고 명확하게 목소리를 냅니다.

아니, 그냥 사랑할 때야.
아니, 언제나 나아갈 때야.

마지막으로 광고를 마무리 짓는 메인 카피는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입니다.

광고속 젊은 여성은 광고가 진행되는 내내 당당하게 걸었습니다. 카메라가 얼굴을 비추면 시선을 피하지 않는 당찬 모습입니다.

광고 모델은 러시아 출신의 안젤리나 다닐로바입니다. 2016년 tvN 예능 출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MBC every1 <대한외국인>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한국에서 데뷔하기 전부터 SNS에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걸로 유명한 바이럴 스타였습니다. 한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합니다.

AP광고평론가 대부분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잘 담아 만든 광고라고 평가했습니다. 창의성부터 광고에 대한 호감도까지 모든 평가 항목에서 높은 별점을 받아 전체평점은 4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콘셉트의 다른 피임약 광고와 차별화하진 못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대 흐름을 잘 반영했다

AP광고평론가는 제품의 소비자인 여성을 타깃으로 시대 흐름에 발맞춰 잘 만든 광고라며, BGM, 광고의 분위기 등 다방면에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김정민 평론가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 잡은 핵심 콘셉트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시류를 잘 탄 똑똑한 광고다. 해당 제품처럼 소비자가 한정되는 제품군의 경우에는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변화한 소비자들의 인식에 맞춰 스토리텔링 했다.

박진희 평론가

피임약이 심의나 광고적 장치에 제한이 매우 많은 제품이라는 걸 고려했을 때, 기존의 '남자친구와 섹스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여성 개인의 일상을 지키는 힘으로 접근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홍산 평론가

박은지 평론가 역시 "최근 피임약 광고들이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면서, 머시론 광고 역시 광고 모델 선정, BGM, 전체적인 연출 등으로 비슷한 이미지를 잘 따랐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상큼하고 감성을 중요시하는 20대 여성의 이미지-사회가 20대 여성에 가지는 이미지-를 잘 반영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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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카피ㆍBGM, 모델 선정까지 모두 훌륭

머시론 광고는 광고 카피ㆍBGMㆍ광고 모델 등 다양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각각의 요소가 잘 어우려져 광고의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봤습니다.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이라는 광고 카피는 기존의 피임약 광고에서 제품을 소구(광고나 홍보를 통해서 자극시켜 구매 동기를 유발한)했던 방식에서 벗어났다. 달라진 소비자의 인식을 반영했다.

전체적인 분위기, 광고 모델의 스타일링 등을 카피에 걸맞게 활기차고 주체적인 모습으로 연출했다. 광고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박진희 평론가

광고 끝까지 톤앤매너 유지를 잘했다. 약의 기능을 내세우기보다는 브랜딩 중심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잘 전달했다. 광고 카피를 통한 메시지 전달도, BGM 선택도 탁월하다.

김기섭 평론가

한자영 평론가 역시 "전형적인 피임약 광고를 가까스로 피하게 해준 것은 '광고 카피의 힘'"이라며 메인 카피에 좋은 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한자영 평론가는 "'나의 일상을 지키는 힘'이라는 카피가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는 적절했을지 몰라도, 머시론이라는 브랜드가 아닌, 피임약 자체에 대한 니즈를 불러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피임약 광고가 '나를 소중히', '서로를 위한 사랑' 과 같은 내용을 담은 유사한 콘셉트를 선보인다. 이는 상품 자체의 전형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피임약에 대한 경각심은 주지만, '머시론'이라는 브랜드의 차별성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머시론이 아닌, 다른 피임약 브랜드를 붙여놔도 성립되는 평이한 광고다.

한자영 평론가

왜 하필 백인 여성 모델을 기용했는지 의아

광고 모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제품이 잘 어울리긴 하지만, 왜 하필 백인 여성을 광고 모델로 선정했는지 의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머시론은 약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판매하는 경구 피임약이고 브랜드 인지도도 꽤 높은 제품이다. 굳이 백인 여성을 모델로 기용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홍산 평론가

광고 내용은 한국 문화에서 공감이 갈 만한 편견에 관한 것인데, 외국인 모델이 한국 여성을 대표해 이야기를 풀어낸 연출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모델 선정이 특히 아쉽다.

김정민 평론가

김정민 평론가는 "내래이션이 없고 이미지만 있는 경우에는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영상 구성면에서 내용과의 연관성이 안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박은지 평론가 역시 "중간에 상품이 등장하는 장면이 어색하다. 전반부는 모델과 상품의 연결이 자연스러웠으나 후반부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진다"며 연출적인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알보젠코리아
▷ 대행사: 웰콤
▷ 제작사: 슈퍼마켓크리에이티브
▷ 모델: 안젤리나 다닐로바
▷ 아트디렉터: 신혜선
▷ 제작사PD: 정선희
▷ 촬영감독: 한상길
▷ 조명감독: 노희봉
▷ 아트디렉터(스텝): 박미림
▷ 스타일리스트: 이사금
▷ 편집실: 포스트테일러
▷ NTC: 루시드컬러
▷ 녹음실: 고릴라사운드
▷ 오디오PD: 이여진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13회~117회 기사에서는 알바천국, 삼성증권, 여기어때, 버드와이저, 풀무원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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