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113]

※ 평가 기간: 7월 16일~7월 22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알바천국이 지난 14일에 공개한 영상 광고입니다.

광고는 머리 가운데가 비어있는 편의점 사장님과 해병대 군인처럼 가운데에만 머리가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서로 운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B급 유머를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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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광고평론가는 메시지랄 게 딱히 없는 광고라고 비판했습니다. 재미에만 치중했는데 그렇다고 엄청나게 재미있지도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은 3점,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2.5점으로 낮은 편입니다.


합격 공식 말고 광고 공식이 필요하다

광고평론가는 '알바천국답지 못한 광고'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동안의 알바천국 광고는 메시지도 명확하고 크리에이티브도 빛났는데, 이번 광고는 둘 다 부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든 게 따로 논다. '우리 만남은 합격의 공식'이라는 카피가 광고 내용과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광고 제목인 '헤어나올 수 없는 운명'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광고 초반에 '각이 살아있는 알바'를 구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채용된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각'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다. '머리를 칼같이 잘라서 각이 살아있다는 건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따라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각'보다는 사장의 빈자리를 메꾸는 사람으로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

만약 각을 살리는 게 합격의 공식이었다면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에서 각을 강조하는 게 내용의 일관성을 지키는 데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유명한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지 않은 점만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공감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다. 내용 자체가 광고로서 부적합했다는 이야기다. 합격의 공식 말고 광고의 공식이 필요한 광고.

박진희 평론가

알바천국은 늘 개성 있는 유머를 담은 광고를 만들어왔다. 이미 전국적으로 전 연령층에 친숙한 브랜드라 서비스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그런 면에서 아쉽다. 재미는 있지만 핵심이 있는 메시지는 딱히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자영업자 모두 힘든 시국에서 조금 더 개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너무 재미에만 치중해서 아쉽다.

하지만 탈모라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것)을 활용한 것은 재치있는 크리에이티브다.

홍산 평론가

오로지 재미와 바이럴만 생각한 광고다. 알바천국과 알바를 구하는 이(고용인, 피고용인 모두)의 관계를 표현한 건 알겠지만 효율적으로 표현되지 못했다.

스토리 전개도 뻔하고 그렇다고 웃음 요소가 매우 인상 깊은 것도 아니어서 더욱 아쉽다.

배경음악(노사연 '만남)을 비롯해 최근 광고 트렌드를 반영은 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차라리 중독성이 강한 CM송이나 광고 메시지를 읊어주는 게 어땠을까 싶다.

한자영 평론가

누군가에게 주관적으로 '호'가 된다면 누군가에게는 '불호'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객관성이 결여된 상황극으로만 진행된 광고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아쉽다.

뚜렷한 USP(unique selling point. 고유의 강점)가 없다면 브랜드의 일반적 특성을 설명이라도 해야 했다. '알바의 권리'를 처음 주장했던 알바천국답지 않은 광고다.

김기섭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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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고용 관계'를 잘 드러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광고가 알바천국이 그동안 전해온 '좋은 고용 관계'라는 메시지를 잘 드러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밈을 쓰지 않고도 유쾌하고 재밌게 메시지를 잘 드러낸 광고를 찾으라 하면 알바천국을 예로 들 것이다.

기존에 시도하던 고용주와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좋은 관계라는 공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헤어스타일로 만난 인연이라는 이야기를 가미했다. 알바천국이 광고에서 쭉 깔아온 '좋은 고용 관계'라는 메시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한 편으로는 고용주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비즈니스 관계 이전의 '사람 관계'를 확인한 광고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박은지 평론가

알바천국은 과거부터 아르바이트 시장과 관련된 사회 이슈를 적절히 활용해 커뮤니케이션해 왔다. 이번 광고도 아르바이트 고용 시장 불황이라는 이슈를 잘 건드렸다.

최근에는 다양한 경제적ㆍ사회적 이슈 때문에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고용하느니 자신이 더 일하겠다고 생각하는 고용주가 증가했다. 이런 이슈에 맞춰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업주는 운명이다'라는 점을 헤어스타일로 재미있게 잘 표현했다.

사실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무거워질 수도 있는 주제였는데 헤어스타일을 활용해서 가볍지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

김정민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알바천국
▷ 대행사: 대홍기획
▷ 제작사: 배가, 피에스
▷ CD: 서상록
▷ Executive PD: 김용필
▷ 촬영감독: 강모건
▷ 조명감독: 김종현
▷ 모델에이전시: 파워엠
▷ 편집실: 포스트테일러
▷ 2D업체: 빅피쉬
▷ 2D(TD): 김연정
▷ NTC: 비전홀딩스, 박수정
▷ 동시녹음: 김승진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18회~122회 기사에서는 KCC, 넥슨, 롯데렌터카, 하이투자증권, 피아트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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