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김지민 기자] 무시무시한 괴물이 다가오고 있다. 언론사 사이트 광고담당자와 온라인광고 대행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괴물이다.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7월 9일이 되면 괴물의 존재가 드러난다.
 
'애드블록' 얘기다. 애드블록은 구글의 인터넷 접속 브라우저인 '크롬'에서 광고를 차단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 애드블록은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즉 팝업 광고나 콘텐츠를 가리는 광고가 보기 싫다면 애드블록을 설치하여 광고를 안보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7월 9일부터는 보고싶든 보기싫든간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광고가 차단이 된다. 모든 광고가 차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하고 '착한'광고는 차단이 안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뉴스를 보다가 귀찮다고 생각하는 팝업광고나 플로팅 광고, 음향이 자동적으로 재생되는 영상 광고 등이 차단된다.
 
소위 귀찮은 광고는 광고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언론사 사이트에서 선호하는 형태의 광고다. 온라인광고대행사 역시 수익이 좋기 때문에 선호해왔다. 그런데 7월 9일부터는 그러한 광고를 못하는 것이다.
 
AP신문은 언론사사이트와 거래를 하고 있는 광고대행사 마케터와 언론사 광고담당자, 언론사 개발자를 모시고 크롬 애드블록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일부 대행사와 언론사 참석자의 실명을 밝히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부탁합니다.)
 
[참석자] : [N신문] 개발팀 양00부장, [D광고대행사] 박00실장, [A광고대행사] 이00매니저, [G광고대행사] L이사, [00경제지]온라인광고팀  S부장
 
※지난 7월5일 기사가 출고된 후 실명을 밝힌 참석자들에게 매체사와 다른 대행사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와서 시달린다는 내용을 접수받았습니다. 이에 AP신문에서는 참석자 모두를 익명 처리하였으니 독자 여러분의 양해바랍니다 (7월 10일 수요일 11:00) 
 
 
◆ AP신문:광고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인 구글 '애드블록'은 크롬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크롬 사용자가 많은가?
 
양부장: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인터넷을 이용할 때 크롬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PC는 50%, 모바일은 70% 가량 된다고 한다.
 
S부장: 우리 사이트에 유입되는 브라우저를 애널리틱스로 분석했을 때 크롬에서 접속한 사람이 대략적으로 60% 됐다. PC와 모바일 합쳐서다. 양부장이 말하는 데이타하고 대충 일치하는 것 같다.
 
 
◆ AP신문: 모바일의 경우 삼성에서 만든 스마트폰은 삼성브라우저가 기본으로 되 있고, 네이버앱 브라우저로 인터넷을 접속하는 사람도 꽤 될텐데 어떻게 크롬 사용자가 그렇게 많은가?
 
양부장: 안드로이드폰은 삼성브라우저건 네이버앱 브라우저건간에 모두 크롬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광의로 보면 크롬브라우저로 보면 된다.
 
 
◆ AP신문: 구글 애드블록이  구글에서 소위 '나쁜광고'라고 분류한 광고들을 완벽히 차단하는가?
 
박실장: 얼마전부터 온라인광고에 애드블록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완벽히 차단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백버튼을 눌렀을 때 나오는 광고는 환경에 따라 나오기도 하고 안나오기도 했다. 플로팅 광고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구글이 전면적으로 애드블록을 적용하기전이기 때문에 그냥 그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7월 9일이 되어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 AP신문 : 구글은 왜 애드블록을 기본으로 적용시키려고 한다고 생각하나?
 
L이사: 구글이 표면적으로는 사용자를 위해 배드애드(나쁜광고)를 차단한다고는 하지만 그건 명분일뿐이고 실제로는 자사의 상품을 더 노출시키고 광고주로부터 단가를 높여 받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본다.
 
S부장: 구글은 자사 광고상품인 애드센스를 운용하고 있다. 애드블록은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 애드센스는 차단하지 않는다. 플로팅광고나 백버튼 광고 등을 하지 않고 사이트를 비교적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는 일부 매체들 같은 경우 구글에서 광고 단가를 조금 올려준 것으로 안다. 구글이 주는 베네핏이다. 
 
 
◆ AP신문 : 구글이 애드블록을 런칭하여 광고가 차단된다면 온라인광고대행사 업계와 언론사는 어떻게 되는가? 
 
박실장: 암흑기가 될 것이다. 언론사를 주거래처로 하는 온라인광고대행사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을 것이다. 언론사들도 광고 수입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이사: 애드블록에 적용되는 광고들이 사용자에게는 귀찮은 광고지만 언론사와 대행사들에게는 수익성 높은 광고다. 아무래도 수익성 높은 광고를 못하게 되니까 매출이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 AP신문 : 언론사나 광고대행사의 대안은 무엇인가? 
 
이00: 내가 알고 있는 일부 언론사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인수하려고 하거나 새롭게 커뮤니티사이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사사이트에서 광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상쇄하려는 것 같다
 
양부장: 커뮤니티사이트를 인수해서 거기에 광고를 붙여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려는 것 같은데 그건 대안이 될 수 없다. 커뮤니티사이트들도 크롬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해야 된다면 언론사사이트와 똑같이 애드블록 프로그램이 적용되어 광고가 차단될 것이다. 
 
박실장: 내가 알고 있는 규모가 제법 큰 광고대행사에서 애드블록 기본 적용시 대응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하였다. 그쪽 사람을 통해 물어보니 별다른 대응책이 없었다. 언론사와 거래하는 일부 온란인광고대행사들은 언론사와의 영업에서 거래처를 어플 영업으로 돌려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 같다. 어플은 크롬을 통해 접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글 애드블록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S부장: 우리는 구글이 지난 1월에 7월경 애드블록을 기본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위에서 좀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1월달에 모든 준비를 끝냈다.  즉 그 때부터 차단이 될만한 광고들은 안하고 있다. 물론 광고 수입은 좀 줄어들긴 했지만 다음주 애드블록이 적용이 되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 AP신문: 구글 애드블록 기본 적용에 대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부장: 궁극적으로는 이렇게 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부 매체는 크롬을 제외한 40%가 사용하는 브라우저 특성을 활용해 기존 광고를 유지하려는 매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나쁜 광고를 안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S부장: 언론사에서 당장의 매출에 열을 올리는것보단 궁극적으로 네이버와 같은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할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매출이 하락할지언정 온라인은 포기할수 없다. 매출하락으로 담당자를 닥달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콘텐츠우선적인 사이트를 구축하여 떠나간 사용자들을 다시 잡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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