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김재일 기자] 충주시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사실 기자는 '충주 사과' 외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경주나 속초, 강릉, 제주도 처럼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국제 대회가 자주 열리는 도시도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충주에 대해 잘 모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충주가 꽤 유명하다. 정확히 얘기하면 충주시청에서 만든 충TV 채널이 유명하다. 유튜브에서는 충주시 홍보 영상 구독자가 부산시보다도 많고 인천시보다도 많다.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1위인 서울시의 자리까지 넘보는 간 큰 공무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간 큰 공무원은 충주시청 홍보 담당인 김선태 주무관이다.
 
AP신문은 요즘 유튜브와 충주시에서 핫한 김선태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김선태).jpg▲ 충주시청 김선태 씨
 
 
■김선태 씨가 만든 첫 작품 [시장님이 시켰어요]
 
 
AP신문: 김선태 주무관님의 업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김선태: 저의 업무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콘텐츠 제작 및 관리입니다. 과거에 두각을 나타 냈었던 채널은 페이스북이고  현재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채널은 유튜브입니다. 특히 최근에 핫한 유튜브가 업무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AP신문: 충TV의 개설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선태: 직접적인 계기는 시장님이 시켜서 입니다. 저희 첫 번째 영상 제목이기도 하죠. 하지만 사실 저희가 먼저 업무보고를 드렸습니다.
원래 충주시는 블로그와 페이스북만 운영하고 있었는데, 물론 페이스북 B급 콘텐츠로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페이스북 채널 자체가 죽어가고 있어서 대세인 유튜브로 가야한다. 그러니 인원을 충원해 달라는 것이 업무보고 내용이었습니다. 거기에 시장님이 ‘유튜브가 대세이니 너가 해’ 이렇게 지시하셔서 바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인원 충원은 없었습니다.
 
 
AP신문: 충TV반응이 뜨겁습니다. 몸소 인기를 체감하고 있나요?
 
 
김선태: 다수 기관에서 강의요청과 자문요청을 받고 있는데 무엇보다 ‘홍보맨’이라는 캐릭터로 직접 출연하다 보니 얼굴을 알아봐 주십니다. 마트나 술집에 가도 꼭 2명 이상은 인사를 해주십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사인을 100장정도 했습니다.
 
 
AP신문: 홍보 영상을 보면 일반인이 만든 영상답지 않게 꽤 수준이 있는데요. 평소 홍보물 제작이나 영상쪽에 관심이 있거나 전공이 광고제작과 관련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선태: 사실 저의 전공은 경영 쪽이었고 홍보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입니다. 페이스북 포스터를 만드는데 디자인이나 그림 쪽으로는 아예 소질이 없는 편이고 영상은커녕 사진도 찍기 싫어합니다. 개인 카메라도 가져본 적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완전히 평범한 일반 사람인거 같습니다. 요즘 자극적인 광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데 오히려 평범한 모습에 더 공감해 주시는 거 같습니다.
 
 
AP신문: 자칫 딱딱할 것 같은 시정 홍보물을 B급 감성을 담아내 제작했는데 의도한 것인가요?
 
 
김선태: 놀랍게도 철저히 기획한 B급 감성이었습니다. 저는 건방지지만 이런 식으로 지자체 채널을 운영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지자체들 유튜브를 들어가 봤는데 정말 하나같이 아무도 안보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 우리는 다르게 하면 성공하겠다.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걸 올리지 말고 사람들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올리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AP신문: 그동안 충TV 담당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김선태: 가장 힘든 점은 얼굴이 노출된다는 것이죠. 저는 연예인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평범한 일반행정직 공무원인데
얼굴을 내놓고 방송한다는 것 또 유명해진다는 것이 그렇게 좋지 않은 거 같습니다. 또 아무래도 업무가 과중해지다 보니 페이스북이나 다른 채널 관리에도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AP신문: 그동안 만든 콘텐츠 중에서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과 아쉬운 작품이 있다면요?
 
 
김선태: 가장 애정이 가는 콘텐츠는 아무래도 처음 만들었던 <시장님이 시켰어요> 입니다. 현재 34만회를 기록하고 있는데, 조회 수 보다도 처음 만들면서 너무 고생을 해서 가장 애정이 갑니다. 제 개인 스마트폰으로 촬영 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찍었던 작품인데 한편으로는 가장 아쉬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지금 저 영상을 보면 너무 저퀄리티거든요. 지금 하면 좀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P신문: 콘텐츠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가요?
 
 
김선태: 아이디어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계속해서 생각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생각하는 것 말고는 따로 방법이 없는데요. 다만 최근 트렌드를 알기위해서 여러 커뮤니티나 핫한 유튜버들을 보면서 참고하곤 합니다.
 
 
AP신문: 시청 동료 직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김선태: 음... 응원을 많이 해주시죠. 좋아해주시는 분도 많고, 하지만 진짜 친한 분들은 사실 불쌍해하십니다. 사실 공무원이 이런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촬영 환경의 제약도 많고 내용의 제약도 많기 때문입니다.
 
 
AP신문: 충TV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선태: 가장 큰 비결은 차별화 인거 같습니다.
기존에 틀에 박힌 관공서 홍보방식을 벗어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정보의 홍수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과 달라야겠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처음 틀을 깨서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처음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데요. 처음 시도를 했다는 자체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거 같습니다.
 
 
AP신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선태: 앞으로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충TV가 34,000 구독자로 서울시에 이어 자지단체 중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서울시를 넘어서 구독자 1위를 차지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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