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광고평론 #646] ※ 평가 기간: 2022년 9월 29일~2022년 10월 6일

[AP신문 광고평론 No.646] 마루 끝에 앉아있는 아이와 윤여정.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 No.646] 마루 끝에 앉아있는 아이와 윤여정.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 황지예 기자] 멀티밤으로 잘 알려진 화장품 브랜드 가히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한글날 캠페인 광고입니다.

배우 윤여정과 아역배우 기소유가 모델입니다.

광고는 비 오는 나른한 오후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아이와 윤여정의 대화를 통해 전개되며, 화면 비율을 통해 영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아이가 마룻바닥에 앉아 한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윤여정이 "한글 쉬워?"라고 묻자 아이가 "저 잘하죠? 할머니는 나보다 잘해?"라고 묻습니다.

이에 윤여정이 "한글이잖아. 나도 한글은 혼자서 깨우쳤어. 근데 영어는 어렵더라"라고 대답합니다.

이때 윤여정이 손에 쥐고 있는 영어로 적힌 책자가 클로즈업 되는데, 바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안긴 영화 '미나리'의 대본입니다.

대본에는 군데군데 강조 표시와 메모가 돼있습니다.

이후 아이와 윤여정이 마루 끝에 나란히 앉아 비 오는 밖을 바라보며, '가장 사용하기 쉽다는 것이 가장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라는 윤여정의 내레이션이 등장합니다.

마지막에는 카메라 시점이 하늘로 이동하며 'ㄱ부터 ㅎ까지,ㅏ부터ㅣ까지. 가히 자랑스러운 한글입니다'라는 자막을 통해 '가히'라는 브랜드 이름의 탄생 배경을 알려주고 이것을 한글날과 연결시키며 끝을 맺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46] 가히(KAHI)광고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 No.646] 가히(KAHI)광고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4.4점을 주며 윤여정으로 시선을 잡아 끌고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 관련 요소까지 잘 활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빗소리, 풍경 소리 등을 부각시켜 예술성 청각 부문 또한 4.2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브랜드 이름을 드러내는 방식이 신선해 창의성은 4점을 기록했습니다.

예술성 시각 부문도 3.8점의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3점에 그쳤고, 특히 명확성은 2.6점으로 다른 평가 요소에 비해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호감도는 3.2점이고 총 평균은 3.6점입니다.

시즌성ㆍ의미 둘 다 잡아

평론가들은 한글날에 맞춰 시즌성을 강조하고, 브랜드 이름에 얽힌 가치까지 강조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호평했습니다.

또한 광고 속 분위기가 따뜻하고 성인·아역 연기자의 호흡이 훌륭하다고 분석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46] 한글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와 영어로 된 대본을 읽고 있는 윤여정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 No.646] 한글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와 영어로 된 대본을 읽고 있는 윤여정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한글날 시즌성에 맞춰 적절한 타이밍에 광고를 등장시켰습니다. 영상 속 귀여운 아역배우와 윤여졍 배우와의 연기 캐미는 말할 필요 없죠. 한글을 조합해서 브랜드 이름의 의미(순한글)와 시즌성 메시지를 동시에 표출합니다.

사실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마지막 부분이고 앞 부분은 뒤에 핵심적인 장면을 위한 빌드업으로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타깃들이 몰랐던 브랜드 이름의 의미를 시즌 이슈를 통해 도출함과 동시에, 본래의 시즌성 메시지를 살리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음으로 타깃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광고입니다.

- 박선 평론가 (평점 4.3)

제품을 '잘' 만들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사용하기 쉬운 게 만들기는 어렵다'는 메시지를 한글에 비유해 전달한다. 브랜드 이름 가히를 활용해 자음과 모음의 양 끝을 보여주는 방식이 매우 신선하고, 직접적으로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좋은 사용성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7)

곽민철 평론가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브랜드 이름을 인상 깊게 전달했다"(평점 4.1)라고 덧붙였습니다.

제품 노출 無, 과감한 시도…의견 갈려

하지만 브랜드 이름이 순우리말로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한글날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건 다소 근거가 빈약하다는 의견과, 또한 광고 속 대사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사치고는 다소 모호하다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646] 한글 자모 순서와 브랜드 이름을 연관지었다.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 No.646] 한글 자모 순서와 브랜드 이름을 연관지었다.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영화 같은 영상미에 빅모델까지 더해 기대를 가지고 보게 만드는 광고입니다. 하지만 잘 꾸려진 초반부에 비해 결말이 허무합니다. 브랜드에서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액션들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렸다면 울림이 있는 광고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브랜드명이 단순히 순한글로 만들어진 사실을 전하는 것만으로 어떤 이미지나 인상을 남기기엔 힘들어 보입니다.  

- 서정화 평론가 (평점 3.1)

이 광고는 가히의 판매 상품이 아닌, 브랜드 가치를 설득하는 걸 목표로 한다. 캠페인 목적을 이해한다면 화장품 이야기를 하니 마니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상 중반 직전까지 물음표를 띄우게 하는 광고다.

"한글이잖아", "근데 영어는 어렵더라"라는 문장들이 한글에 대한 찬사인지 격하인지 모호하고, 할머니의 영어 공부 자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런데 갑자기, 만인이 자습할 수 있는 한글의 우수함이 '가히'로 요약되는 슬로건으로 어색하게 수습된다.

이 부자연스러움은 광고 속에서 영어가 한글과 비슷하게 강조된 맥락을 고려하지 못해서 초래된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주인공에게만 비춰져야 한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2.7)

[AP신문 광고평론 No.646] 마루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와 윤여정.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AP신문 광고평론 No.646] 마루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와 윤여정. 사진 가히 유튜브 캡처 ⓒAP신문

이에 더해, 광고 속에 가히 제품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걸 두고 홍산 평론가는 "시즌 광고임을 고려해도, 가히라는 브랜드가 제품을 노출하지 않고 시즌 광고를 진행해도 사람들이 충분히 브랜드를 알 수 있을 만큼 인지도가 높은지 의문이다"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곽민철 평론가 또한 "따뜻하고 단단한 광고지만, 브랜드의 역할과 특징에 대해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친절한 광고는 아니다"라며 전반적으로 설명이 불충분해서 아쉽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KAHI

▷ 모델: 윤여정 기소유

▷ 조감독: 문주영 김재화

▷ 제작사PD: 황예슬

▷ 아트디렉터(스텝): 전은정

▷ 2D업체: 디오

▷ NTC: 루시드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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