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토론]경제는 어려워도 언론사는 건재하다

신문사 광고국 간부들이 밝히는 언론광고의 민낯
기사입력 2019.06.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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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김강진 기자]

AP신문에서는 지난 6월 26일 각 신문사 광고국에서 광고 영업을 담당하는 간부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신문사 광고영업 전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분들이 현직에서 활동하는 것을 감안하여 실명을 밝히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마찬가지로 사진도 모자이크 처리하였습니다. 편의상 참석하신 분들을 A(종합지 광고국 부장), B(경제지 광고국 부국장), C(인터넷신문 광고본부장) 로 소개합니다. 

(일시 및 장소 : 2019년 6월 26일 수요일, AP신문 본사 회의실)

경제 사정이 안좋다해도 언론사에게는 남 얘기일 뿐

■AP신문 최근 언론에서는 연일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실물 경기도 바닥이라 폐업하는 자영업자들도 속출하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광고 영업을 하는 여러분들은(불경기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또 광고를 집행하는 부서 즉 여러분들이 출입해서 만나는 홍보실 분위기는 어떤가?

B 광고주를 만나면 항상 어렵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맨날 어렵다고만 하지 언제 한번이라도 어렵지 않다고 한적이 있느냐?"고 반문
하면 "이번엔 정말 어렵다 믿어달라"고 얘기한다.(일동 웃음) 그래서 내가 출입하는 광고주들의 회사 제무재표를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어려우면 광고협찬 예산부터 줄이는 것 같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언론사는 매출이 늘어나는 곳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알기로 매년 20%이상 성장하는 곳도 여러곳 있다. 일선에서 체감하는 바로는 경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 같다. 우리 매체 같은 경우 어느 은행의 CEO 이슈를 다루자 해당 은행에서 전년도보다 광고비를 100% 증액해주겠다고도 했다.

거기가 어느 은행인가? 

그건 말하지 못한다. 알려지는 순간 (광고비를) 증액 안할 수도 있다. (일동 웃음)  

A 나도 (광고주가) 어렵다는 얘기를 5년, 10년 넘게 들어왔다. 으레 그러려니 하고 한귀로 듣고 흘려버린다. 막상 결산해보면 매년 5% 이상 매출이 올라있다. 경제지는 더 오른다고 들었다. 요즘 이슈되는 금호니 아시아나항공이니 정말 어려운 기업들 몇 군데 빼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전년도 광고협찬비를 기본 베이스로 해서 조금이라도 예산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광고매출이 하락하면 편집국이 기사를 무기로 지원한다

■AP신문  언론 매체 숫자가 많이 증가했다. 얼마나 늘었는지 자료를 안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0년전과 비교하면 인터넷신문사들이 급증했고, 종편 등의 방송사 숫자도 늘었다. 게다가 곧 폐간할 것이라고 회자됐던 어느 종이신문사는 폐업 하기는 커녕 아직도 건재하다. 오히려 종이신문사 몇군데가 새로 창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광고비는 해마다 줄거나 동결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광고 매출을 유지하거나 증액시키고 있나? 

C 우리 매체 같은 경우 인터넷매체라서 경쟁지가 종이신문에 비해 훨씬 많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지보다 더 콘텐츠의 질을 높여서 차별화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게 경영진 전략이다. 어느 정도는 광고주들도 이런 부분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그나마 매출이 해마다 상승하는 것 같다. 

B 우리같은 경우 매출을 못맞추면 1차적으로 광고파트에서 광고주에게 읍소를 하고 그래도 안되면 편집쪽에서 네거티브 기사로 조진다. 그럴 때 어떤 기업은 네이버에 밀어내기 기사를(주: 기사식광고나 보도자료 등을 이용하여 해당 네거티브 기사가 검색어 상단에서 안보이게 하는 방법임)송출하여 대응하기도 하는데 후속기사 2탄 3탄 4탄 쭉 내보내면 어쩔 수없이 기업들이 항복하고 우리가 원하는 매출을 어느 정도는 맞춰준다.(일동 탄식) 뭘 그거 갖고 그러나? 다 그렇게 하지 않나? (일동 웃음)

언론사에게 김영란법은 사문화된 유명무실한 법

■AP신문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지 약 3년이 다 되가는데 시행전과 시행후 영업이 위축되는건 없는지?

B 우리는 전혀 달라진 걸 못느낀다. 처음에는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긴 했다. (김영란법이) 신경쓰인다. 문제가 될 소지는 아예 하지말자. 그런데 말뿐이었다. 사실상 사문화된 법이라고 본다.

A 우리도 비슷하다. 유명무실한 법이라고 본다. 1인당 연 100만원만 초과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서류상으로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김영란법은 언론계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법이다.  식사 같은 경우 3만원을 초과하더라도 접대 대상을 '아무개 외 몇 명' 이런식으로 증빙을 맞춰서 제출하기 때문에 전혀 불편함을 못느낀다. 

광고주 골프접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AP신문 일부 매체의 광고국에서 홍보실 광고담당자를 초청해 소위 '골프행사'라는 것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 몇차례 또는 월 몇차례 정도 하는가? 회사차원이나 국차원에서 하는 것 외에 개인적으로 골프 접대도 하는가?

A 우리는 업종별로 년 1회 또는 2회 정도 홍보담당자들을 초청해서 골프행사를 한다.  우리 같은 경우 주로 국내에서만 하는데 00종합지 같은 경우 최근에 광고주들 초청해서 미국에 다녀왔다고 한다. 00통신사의 경우에는 광고매출액 기준 상위 50개사를 초청해서 골프행사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른바 진보지로 분류되는 000와 000언론사 들도 광고국 차원에서 골프행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B 우리는 종합지보다는 더 자주 하는 것 같다. 다른 경제지들도 비슷하다고 본다. 국비(광고국 내부 예산)가 넉넉한 곳은 매주 (골프를) 나간다고 보면 된다. 00경제지 광고국은 광고국장이 국비를 다른 곳에 쓰는지 간혹 골프 비용을 직원들 개인 법인카드로 지출하라고 해서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 광고국장을 잘 만나야 된다.(일동 웃음). 경제지들은 가끔 가까운 동남아로 광고주들 초청해서 골프 접대를 하는 편이다. 또 연말시즌에 광고대상이나 마케팅대상에 협찬해주는 광고주들, 주로 수상자들과 겹치지만..광고주들 초청해서 골프 행사 하기도 한다. 

C 우리는 군소지라서 많이 하지는 않는다. 연 2~3회 정도 될까? 그래서 나는 골프실력이 형편없다 (일동 웃음)

A 맞다. 메이저 매체들은 10년전이나 5년전이나 변함 없이 골프행사나 개별 골프접대를 꾸준히 하지만, 매체가 작은 곳은 최근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골프 행사를 많이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들이 광고영업을 하는건 당연한 업무

■AP신문 과거에는 일부 경제지 기자들이 대놓고 광고 영업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재작년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이후 광고 매출이 급감하자 일부 종합지들의 기자들도 노골적으로 광고 영업을 한다고 한다. 어떤가? 과연 그런가? 이와 관련 광고국과 편집국 기자간에 광고나 협찬을 사이에 두고 갈등은 없는지?

우리 같은 경제지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상관없이 훨씬 이전부터 기자들이 홍보실에 광고나 협찬 요청을 해오고 있었다. 사회자가 예를 든 종합지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터 종합지 기자들이 광고 청탁을 해왔는지는 모르지만 미전실 해체와 상관없이 수년전부터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10년전쯤 대기업 000회사 광고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다.

A 우리같은 경우 기자들도 광고를(영업을) 하기는 하는데 지면광고 보다는 큰 행사 협찬을 받기 위해 기자들이 나서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협찬 금액이 크기 때문에 그렇다.  종합지중에 규모가 작은 일부 종합지는 협찬을 두고 기자와 광고국간에 갈등을 빚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들었다. 기자가 협찬을 유치할 경우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기여도 문제로 싸운다고 한다. 앞으로는 지상파 방송사 기자들도 광고나 협찬(영업을) 하러 다닐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상파들 적자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는 앞으로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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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언론에 광고를 하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

■AP신문 기업들이 언론매체에 광고하는 이유는 제품홍보와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를 하기 위해 이른바 '보험'용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리스크 방지용 광고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C 기업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부서는 홍보부서와 마케팅부서다. 여기 모인 분들이 주로 만나서 광고협찬을 요청하는 부서는 홍보실이라고 보는데 국내 홍보실은 뭘 알리기 위해서 '돈'을 쓰는게 아니라 알리는 것을 막기위해서 돈을 쓴다고 본다. 물론 기업의 단점이나 약점 또 오너의 치부 등 나쁜 것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돈을 쓰기도 하지만 반대로 '좋은 것'도 알리기 싫어하는 것 같다. 즉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언론에서 언급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다. 10여년 넘게 광고(영업)를 해왔지만 뭘 알려달라고 광고비를 집행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만나본 적이 없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국내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인 00나 00 등의 협찬이나 광고를 받기 위해서 편집쪽에서 아무리 조져도 꿈쩍도 안한다. 아니 안하는게 아니라 못한다. 홍보파트는 어떻게든 기사를 막으려고 하지만 막기 위해서는 총알 즉 광고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외국계 기업의 외국인 사장은 한국의 이러한 왜곡된 리스크관리용 광고 집행을 이해를 못하고 광고예산을 배정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A 대한민국 경제시스템의 문제인 것 같다. 전문 경영인이 경영을 하는게 아니라 대다수의 기업이 오너체제로 경영되고 세습되기 때문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 오너리스크다. 그래서 홍보실은 제품의 하자나 회사 시스템에 대해 네거티브 기사가 나오는 것보다 오너가 기사화 되는 것에 극도로 예민하다. 지금의 경영 세습이 바뀌지 않는한 앞으로도 리스크 방지용 보험성 광고를 계속 할 것으로 본다. 

대통령보다 만나기 힘든 광고주들

■AP신문 여기 모이신 분들은 광고영업 경력이 최소 10년차 이상이신 분들인데 10여년 전과 지금의 영업을 하는 주변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나? 

 10여년전에 비하면 일단 광고주들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어느 한 곳에 점심 약속이 되어 있으면 점심후 그 근처 광고주들을 약속도 하지 않은채 많을 때는 대여섯곳 만나기도 했었다. 0000자동차 000부장 만나러 홍보실에 불쑥 들어갔다가 낮술에 취해서 자고 있는 부장 깨우기도 하고...(일동 웃음) 그런데 지금은 각 건물로비나 각 층에 보안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약속을 미리 정해놓지 않으면 만나기가 어렵다. 기술의 발전으로 더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과거에는 대면을 해서 광고를 요청하고 공문도 전달하는 식이었다면 몇 년 전부터는 광고주가 "굳이 뭐하러 만나러 오느냐 문자나 카톡으로 얘기해라"는 식으로 기피한다. 워낙 매체가 많아져서 만나자는 사람(광고영업인)이 많기도 하니까 더 그러는 것 같다.

A 보안상의 문제도 있고, 주52시간 근무제라든지, 또 홍보실 인원도 축소되기도 하고 그래서 광고담당자의 업무량이 느니까 광고주와의 미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게 현실이다. 내부적으로는 편집국의 경우 계속적으로 젊은 기자들이 수혈이 되지만 광고국의 경우 인원도 축소되고  점점 노령화가 되간다. 

후배들에게 직업으로서 결코 권하지 못할 광고영업

■AP신문 최근 4차 산업이라든지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미래에 없어질 직업들이 예상되어 회자되는데 직업으로서의 언론사 광고영업직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래에도 계속 남아있거나 선호하는 직업으로 생각하는지?

A 아까 얘기했듯이 광고국은 신규채용도 거의 하지 않는다. 편집국 인원 구조가 피라미드 형태라면 광고국은 역피라미드 형태다. 즉 맨 위에 나이든 사람들이 많고 아래에는 젊은 친구들이 별로 없는 구조인 것이다. 향후 광고국은 '국'의 지위에서 격하되어 경영파트의 일개 팀으로 소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결코 선호직업은 아니다. 아는 후배가 이 일을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직업이다.

우리 사정도 비슷하다. 과거에 내가 신입사원였을 때만 해도 선배들이 후배들을 향해 열심히 하면 어느 지위까지 올라가고 사내에서 어떤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든지 희망적인 얘기를 들려주고 그랬는데 지금 후배들에게 희망적인 얘기보다 자조섞인 얘기를 더 많이 하는게 너무 미안하다. 

C 나도 후배가 이 일을 하겠다고 하면 말릴 것이다. 내가 아는 매체중에 연 200~300억 매출 올리는 00통신은 광고국 인원이 3명 뿐이다. 회사에서 광고국 직원을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딜리버리 하는 사람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매출이 100억 정도 되는 어느 매체는 광고국이 아예 없으며 기자가 직접 계산서까지 발행한다고 들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광고국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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