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128]

※ 평가 기간: 8월 6일~8월 12일

[AP신문=하민지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2일 공개한 영상 광고입니다.

광고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장온유군이 나옵니다. 어린이인 장온유군이 또래 친구들과 함께 창덕궁에 방문했지만 바닥 위로 솟아 있는 턱에 휠체어 바퀴가 걸려 창덕궁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친구들이 휠체어를 들어 턱을 넘어가 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자 장온유군은 친구들에게 "난 안 봐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합니다.

광고에는 "온유가 친구들에게 늘 같은 대답을 하지 않도록 우리는 조금 다른 답을 찾았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흐릅니다.

이후 장온유군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장온유군은 SK텔레콤의 5G MEC(Mobile Edge Computing.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일반적인 인터넷망 대신 서비스 이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서버를 이용하는 기술) 기반의 AR(증강현실) 가이드 앱 '창덕 ARirang(아리랑)'을 실행해 보고 있습니다. 창덕아리랑은 SK텔레콤이 문화재청, 구글코리아와 함께 지난달 27일에 출시한 앱입니다.

SK텔레콤이 구현한 증강현실 속에서는 정의를 지키는 전설 속 동물 해치가 창덕궁 곳곳을 소개합니다. 광고는 휠체어를 탄 장온유군이 SK텔레콤의 5G MEC 기술 덕분에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마지막에는 아래와 같은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됩니다.

기술은 단 한 명을 위해 오늘도 더 좋은 답을 찾아갑니다. SK텔레콤의 5G 기술이 한 명 한 명을 위한 초시대를 만듭니다. 모든 사람이 무엇이든 볼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도록.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이 광고가 선한 기업으로 브랜딩하는 데 성공한 광고의 정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문제점과 해결 결과를 명확하게 보여줘 광고 효과가 극대화됐다고 호평했습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광고 효과의 적합성 별점은 4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기업 이미지 긍정적으로 브랜딩했다

광고평론가는 이 광고가 SK텔레콤의 이미지를 선하고 긍정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만큼 광고 효과도 뛰어나다고 했습니다.

기업의 뜨거운 비전을 따뜻하게 보여준 광고. 공익적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선한 기업으로 브랜딩하는 데 성공한 광고의 정석 같은 광고다.

독창적이진 않지만 잔잔한 메시지를 전하는 카피와 진정성 있는 내레이션, 실제 인물의 스토리까지 영상으로 차분하게 전달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자영 평론가

5G 기술을 도입한 이후 '당신의 초시대를 만듭니다'라는 메인 슬로건을 내세운 SK텔레콤의 가치와 잘 부합하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캠페인이다.

'초'는 (시간적 개념의) '초' 단위가 될 수도 있고 과거를 '초월'했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이 광고는 '기술은 단 한 명을 위해 오늘도 좋은 답을 찾아갑니다'라는 카피로 '초 단위'를 '단 한 명을 위해서라도 과거를 초월하는 기술을 만든다'라는 의미로 전달한다.

사실 광고 길이가 길기도 하고 앞서 언급한 카피가 메인 카피는 아니라서 (시청자가 광고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신기술을 활용해 장애 아동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도와준 사실만으로 (SK텔레콤이) 전하고 싶은 가치는 전달된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더는 새로운 걸 체험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통해, 문제점과 CSR 캠페인이 해결한 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김정민 평론가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스토리에 잘 녹여, 지루하지 않은 기업 PR 광고가 만들어졌다.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김기섭 평론가

평소 SK텔레콤이 지향하는 사회 공헌 서비스와 신기술이 접목된 광고다. 이 광고는 유명한 장소에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무장애 관광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내용은 브랜드의 긍정적이고 사회 공헌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실제로 이 기술을 구현하면서 SK텔레콤과 문화재청, 구글코리아가 나서서 무장애 관광지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는 브랜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충분히 부여한다.

박은지 평론가

박은지 평론가의 말처럼 문화재청은 창덕궁의 주요 길목에 장애인용 경사로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창덕아리랑 앱 이용자는 증강현실로 구현된 해치가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니기 쉬운 길로 안내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용 경사로를 설치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앞선 호평에 이어 광고에 아이들을 등장시킨 게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업이 미래 지향적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비스 타깃층은 전 연령대지만 SK텔레콤의 기술은 미래 세대, 즉 아이가 주 타깃이란 걸 내포한다.

이 기술을 활용할 대상이 미래 세대란 걸 소비자에게 각인하고, 동시에 기업의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타깃에게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박은지 평론가


AR 기술이 장애인 이동권과 무슨 관련?
사회적 약자 이용하는 광고 사라져야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홍산 평론가는 이런 광고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내세워 광고를 만드는 건 굉장히 안 좋다. 사회적 약자가 무조건 비난을 피해갈 수 있는 카드인 것마냥 사용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보자. 휠체어를 탄 아이가 창덕궁 계단을 넘지 못해 구경을 못한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창덕궁이라는 문화재를 장애인도 관람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물리적ㆍ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것) 장치를 설치해야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 크리에이티브는 '비장애인은 (창덕궁을) 볼 수 있지만 장애인은 볼 수 없으니 핸드폰으로 봐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오히려 비장애인 위주의 세상을 더 단단하게 구축하는 크리에이티브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또한 5G의 AR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동물인) 해치가 창덕궁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의 장점이지만 이게 휠체어를 탄 아이가 창덕궁 문턱을 못 넘는 것과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다.

함부로 사회적 약자를 내세워 '가슴 따뜻한 기술'이란 걸 억지로 주장하는, 고민 없는 광고는 이제 사라져야 할 때가 왔다.

홍산 평론가

또한 박진희 평론가는 창덕아리랑 서비스가 장애인의 이동권과 관련이 없어서 광고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창덕아리랑 서비스와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맞지 않아 (광고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광고에 나온 서비스는 창덕궁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AR 어플이다. SK텔레콤은 광고에서 '기술은 단 한 명을 위해 오늘도 더 좋은 답을 찾아갑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동이 불편한 아이의 스토리를 크리에이티브로 사용했다.

'모든 사람이 무엇이든 볼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도록'이라는 메인 카피 또한 아이가 경험하는 불편함을 내포하고 있다.

광고 자체는 감동적이었으나 창덕아리랑 서비스 본질과 크리에이티브가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애초에 AR 기술이 스마트 기기로 다양한 곳을 촬영하며 부가적인 정보를 얻게해 주는 것인데 이게 이동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창덕궁에서 똑같은 앱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당연히 이동이 자유로운 사람이 얻는 정보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소구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면 청각 장애인이 경험하는 정보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크리에이티브를 짜는 게 더 와닿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제품과 맞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를 짜맞추다보니 정확히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 광고가 돼 버렸다.

서비스 자체는 SK텔레콤 브랜드 이미지와 CSR 측면에서 훌륭하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박진희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SK텔레콤
▷ 대행사: TBWA코리아
▷ 제작사: 로켓
▷ 촬영지: 창덕궁
▷ 편집자: 박상규, 도승현, 백송희
▷ 2D(TD): 이준호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33회~137회 기사에서는 KT, 맥스웰하우스, 한국관광공사, 농림축산식품부, 나이키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저작권자 © AP신문 | 온라인뉴스미디어 에이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