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에서 이어집니다.

2019 대한민국광고대상 브랜디드콘텐츠 부문 대상을 수상한 아이디엇

▶ 다음 작품을 기획할 때 꼭 해보고 싶은 것이나 담아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이승재 : 그때그때 조금 다른 편이긴 한데 아이디엇 자체적인 광고 캠페인을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광고회사라는 것 자체가 브랜드나 타인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주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우리 내부의 에너지들로 자체적인 캠페인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브랜드로 본다면, 그 인식 안에서 뭔가 새로운 광고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진행했던 광고 중에 ‘미니 트로피’캠페인이 있었어요. 저희가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아이디엇 자체도 클라이언트로 볼 수 있잖아요? '아이디엇이라는 광고회사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까 광고회사는 결국엔 '광고주를 유치해야 된다. 그래서 좋은 캠페인을 더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까지 닿게 됐어요. 그럼 광고주 영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저희가 가진 스토리가 있더라고요.

저희가 창업 2년 만에 광고대상을 받았고 그 경험을 통해서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를 증명했거든요. 그래서 18년도에 미리 19년도 광고대상 트로피를 만들었어요. 대상 트로피를 미리 만들어서 작품집과 함께 예비 광고주들에게 보낸 거죠. 좋은 캠페인 해서 내년에 같이 광고대상을 가자고요.

올해도 이처럼 우리 자체를 브랜드로 보고, 클라이언트로 볼 때 자체적이고 재미있는 일들을 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캠페인을 그대로 이어갈 수도 있고요. 아니면 조금 다른 형태의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돌아봤을 때 아쉬운 점이 있나요?

이승재 : 저희가 예산의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어요. 클라이언트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다 보니 저희 내부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데 못하기도 하고요. 혹, 구현하더라도 규모가 작게 하다 보니 좀 더 확장을 할 수 있는데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초기 작업 중에 그런 작업이 많아요. 지금 정도에 작업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좀 더 확장성에 대해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반대로 이건 참 잘했다 싶은 점이 있다면?

이승재 : 대체로 좋았던 거 같습니다. 특히 개별적인 캠페인보다 다 묶어서 보았을 때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점이 잘한 지점인 거 같아요. 17년도에 진행한 환경미화원 스티커의 경우를 볼 때 그 솔루션은 지금의 상황에도 여전히 유효한 솔루션이잖아요.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가능한 해결책이 되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우리 회사 슬로건이 ‘아이디어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입니다.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행동의 접점에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그런 솔루션 적인 광고가 좀 더 나아간 광고가 아닐까 해요. 그래서 그런 광고를 추구하는 거같아요.

착한 돗자리, 아이디엇

▶ 아이디엇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승재 : 동료들이 같이 즐거운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를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팔이 안으로 굽듯이 동료들의 입장과 가치실현에 중점을 두게 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거절하는 때도 있고요. 물론, 이건 제 생각이고 동료들의 생각도 들어봐야겠죠. (웃음)

▶ 아이디엇의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승재 : '계획이 없는 것이 계획'입니다. 얼마든지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때 중요한 것은 우리의 계획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실행하는 가치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 구성원들이 재미있게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풍요로울 수 있다면 어떤 형태가 되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그게 광고회사의 포맷이든 아니면 우리가 브랜드가 되는 방식이든 아니면 다른 서비스를 한다거나 뭐 그렇게 얼마든지 포맷 적으로는 확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키고 싶은 가치, '재미있게 가치 있는 일을 하며 풍요로워지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되죠.

안정헌 : 제 입장에서는 대표님의 없는 계획을 묵묵히 따라가야 하는 거 같고요. 대표님에게 우리가 불만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아니거든요. 저희 규모가 많이 크지 않은 상태인 만큼 서로 간의 믿음이랑 가치가 중요한 거 같아요. 누군가에 대한 믿음이 있기 전에는 사람이니 당연히 증명을 받아야 하잖아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라면 같이 행동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대표님은 믿음이 가는 분이신 거 같아요. 그동안 잘해오셨으니 저는 묵묵히 따라가겠습니다. (웃음)

그리고 대표님이랑 일하다 이야기하다 보면 디자이너의 가치를 많이 물어봐 주세요. 디자이너로서 뿌듯하거나 좋은 평가를 대외적으로 받는 기준을 물어봐 주시거든요. 예전에는 디자이너 개인이 유명해지거나 빛나는 사례가 많았는데 요즘엔 회사나 집단 안에서 팀이 그렇거든요. 저는 우리 아이디엇의 디자인 팀이 잘한다는 소문이 퍼졌으면 좋겠어요.

▶ 아이디엇은 광고계의 선두주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요. 아이디엇처럼 광고계에서 열심히 일하길 원하는 후배들, 신생 기업들이 있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선배로서 조언 한마디를 하자면?

이승재 : 본인들이 의미를 두는 일에 뛰어드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응원하고 있고요. 뭔가 멋진 말을 하자면 (웃음) ‘갈 길은 멀어 보여도 걷는 자는 언젠가 도착하는 법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말인데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정했다면 멀어 보여도 계속 걸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걷다가 힘들 때 후배와 선배, 업계 동료로서 같이 연락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렇게 쉴 수 있는 그런 선배, 동료가 되고 싶어요.

2018 근로자의 날 - 찢어진 포스터, 아이디엇

▶ 아이디엇은 광고계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예상하고 계시나요?

이승재 : 광고산업이 어려워진다는 말이 많은데 전 총량의 합은 같은 거 같아요. 형태가 바뀌는 거죠., TV 광고의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디지털 시장이 커지고 있어요. 어차피 브랜드 입장에서 누군가는 마케팅을 해야 하고 그 업체가 ATL(Above The Line, 매체를 통한 직접 광고 활동) 기반에서 BTL(Below The Line, 미디어를 매개로 하지 않은 대면 커뮤니케이션 광고 활동)기반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비율의 변화는 많이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광고의 영역에서 봤을 때 소비자들이 광고를 받아들이는 태도나 습관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서 그 접점들이 굉장히 많이 세분되는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더 새로운 접점들에서 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미디어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는 것' 이게 제가 주목하는 부분인 거 같고요. 그래서 여러 광고회사가 새로운 것을 자꾸 시도하는 거겠죠. 본인들이 직접 커머스를 만들어서 유통채널을 만들어본다거나 그 채널에 광고를 붙여서 또 다른 미디어로 활용하기도 하고요. 그런 구조적인 변화들이 굉장히 많은 거 같아요.

그런데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죠. 예를 들어 유튜버들이 1인 크리에이터다 라고 해서 광고회사와 경쟁하기도 하잖아요.. 그러나 1인 크리에이터들이 갖지 못하는, 좀 더 전문화된 기획력이나 메시지의 옳고 그름에 대한 검열 같은 부분들은 그래도 광고회사가 더 낫지 않나 싶어요.

안정헌 : 광고 소재가 많기도 한데 광고라고 하면 결국 대상이 있어야 하죠. 이는 광고가 대상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소비의 패턴을 움직이는 것인데 이는 결국 광고가 사람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요즘엔 사람의 취향이라거나 행동의 반경, 생각들이 되게 빨리빨리 바뀌는거 같아요. 그를 저희가 에측하고 미리 준비하기엔 너무 힘든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힘들어도 가장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광고를 하는 게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회사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 아이디엇은 이 변화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이승재 : 그래서 저희가 추구하는 광고의 형태가 아까 말씀드린 대체로 지속가능한 솔루션으로 가려고 하는 거 같아요.

▶ 인터뷰 외에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이승재 : 개인적으로 못해본 영역의 크리에이티브를 계속해보고 싶어요. 우리 회사의 이미지가 공익이나 BTL에만 집중되는 게 아니었으면 해요. 크리에이티브는 문제를 해결하고 솔루션을 제시해내는 사람이죠. 전 크리에이티브의 힘은 어디에서나 동일하다고 보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를 해결해야죠. 공익이건 아니건 어떤 미디어가 됐건 상관없이요. 그런 의미에서 좀 더 하지 않아본 영역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다양한 영역들에서 연락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특별히 TV CF가 해보고 싶어요. 기존 TV CF에서 굉장히 기성적인 메시지를 많이 전달하잖아요? 기왕이면 좀 더 다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 의식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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