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김글 객원기자] 필자는 한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광고회사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광고회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광고회사의 제작팀과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본인의 경험을 담아 글을 쓰려고 한다. 광고회사를 지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 톨이라도 자양분으로 기능하길 바란다.

[광고회사 제작팀으로 일하기 연재 순서]

(1) 클라이언트 이해하기

(2) 기획팀 이해하기

(3-A)매체팀 이해하기 - (전통미디어)

(3-B) 매체팀 이해하기 - (디지털 미디어)

(4-A) 프로덕션 이해하기

촬영을 준비할 때 협업하는 분들을 [프리 프로덕션] 쪽이라고 통칭하고, 실제 촬영하시는 분들을 [프로덕션] 쪽이라고 하며, 촬영 후 작업하시는 분들은 [포스트 프로덕션] 쪽이라고 한다. 사진. Jakob Owens 언스플래쉬

광고회사를 꿈꾸던 학생 시절 나는 광고대행사가 광고를 '끝'까지 만드는 줄 알았다. 클라이언트와 멋들어지게 회의를 마치고 기가 메키는 전략을 토대로 눈부신 크리에이티브를 도출하고 나면, 이후 촬영하고 녹음하고 편집까지도 대행사가 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대행사의 역할은 [문제 제기 - 전략 수립 - 아이디어 도출] 까지다.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디테일하게 다듬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건 신들린 감각이 필요한 영역이기에 황금손을 가진 [프로덕션] 분들을 거쳐야만 아이디어는 비로소 광고가 된다.

제작 과정은 크게 1) 콘티를 확정하는 등의 제작 준비, 2) 실제 촬영, 3) 촬영 후 완성 까지 세 단계로 나뉜다.

촬영을 준비할 때 협업하는 분들을 [프리 프로덕션] 쪽이라고 통칭하고, 실제 촬영하시는 분들을 [프로덕션] 쪽이라고 하며, 촬영 후 작업하시는 분들은 [포스트 프로덕션] 쪽이라고 한다.

하지만 칼로 무 자르듯 딱딱 나뉘진 않는다. '엘리스퀘어'처럼 프리 프로덕션 부터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전부 소화 가능한 곳이 있는가 하면, 포스트 프로덕션을 전담하는 '자이언트스텝' 같은 곳도 있다.)

▲통상적으로 참여하는 프로덕션 스탭 분들
자, 제작팀인 당신은 치열한 악전고투 끝에 클라이언트에게 아이디어를 팔아 냈다. 그럼 본격적으로 프로덕션과의 협업 시작이다.

가장 먼저 전화를 거는 것은 피디(PD ; Producer)님이다. 피디님은 스탭을 꾸리고 스케쥴을 구성하는 등 제작 전반을 조율해주시는 역할을 한다. 피디님께 가장 먼저 의뢰하는 일은 아이디어를 잘 구현해주실 감독님을 섭외하는 것이다. 피디님과 감독님은 제작 과정 전반에 관여하기에 대행사마다 합이 잘 맞고 신뢰가 쌓여 있는 분들이 전담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잘 나가는 피디님과 감독님은 각각 독립적인 피디 프로덕션과 감독 프로덕션을 운영하신다. (잘 버신다. 부럽다.) 제작 연출을 총괄해주실 감독님이 섭외되면 피디님과 감독님은 각자의 팀을 데리고 오티를 받기 위해 대행사에 방문한다.

이 때 제작팀의 역할이 막중하다. 피디님과 감독님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광고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명료하고 상세하게 전달해야 한다. 오티를 받으면 피디님과 감독님은 *PPM을 준비하게 된다. PPM은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가기 전, 피디님과 감독님이 향후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정리하여 보여주는 미팅이다.

PPM에서 협의한 내용은 이후 작업 전반에 대한 지침이 된다. *PPM : Pre Production Meeting PPM에서 감독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콘티에 디테일을 더하는 것이다. 트리트먼트라고도 하는데 카메라 워킹, 편집, 비주얼 컨셉 등을 보완하여 대행사가 만든 아이디어에 완성도를 더한다.

여기에 컨셉에 맞는 소품, 장비, 의상, 헤어 등을 얼터까지(alter..) 생각해오신다. 피디님은 스텝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에 맞춰 어벤저스를 모은다. 촬영, 조명, 미술 감독님들부터 편집, 오디오 실장님에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실장님까지. 예산과 스케쥴과 로케이션에 부합하는 인력을 빠짐없이 구성한다.

여기에 광고 온에어 날짜의 역순으로 스케쥴을 구성하고 (촬영일, 편집일, 대행사 시사, 클라이언트 최종시사 등) 마땅한 촬영 장소를 물색하며 (로케이션 헌팅) 모델 측과 스케쥴을 조율한다. PPM때는 보통 감독님이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되는데, 감독님과 피디님이 준비한 내용을 PPM북으로 만들고(.ppt) 대행사 PPM과 클라이언트 PPM를 차례로 거쳐 확정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프리 프로덕션의 영역이다.

일반적인 제안의 경우 상술한 과정을 통해 프로덕션과 협업하지만 경쟁 프레젠테이션 단계부터 미리 외부 스탭 분들과 협업하기도 한다. 원하는 모델이 해당 광고를 촬영할 수 있는지 모델 에이전시에 미리 견적을 넣어보기도 하고, 콘티를 만들기 위해 2D, 3D 실장님께 그림 합성이나 드로잉을 의뢰하기도 하며, 영상으로 광고 시안을 만들어 가기 위해 피디님, 감독님, 편집실 등과 협업하기도 한다. 아이디어의 완성도를 높여서 경쟁피티의 승리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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