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B국민카드

[AP신문=하민지 기자] 7분짜리 웹 드라마 같은 형식의 KB국민카드 광고입니다. 지난달 26일에 공개됐습니다. 광고는 전반적으로 B급 감성(좋은 스토리텔링보다는 황당함을 유발해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정세(프레인글로벌(프레인TPC))가 인공 지능 로봇 금새록(UL엔터테인먼트)과 살게 되는데, 로봇이 눈에서 케이빔(KB국민카드의 'KB'를 언어 유희한 말)이라는 불꽃 레이저를 쏴서 오정세가 당황해합니다.

이렇듯 B급 광고답게 어설프고 허술하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배우가 연기를 하다가 KB국민카드의 혜택을 뜬금없이 설명하기도 합니다. 누리꾼도 "이걸 통과시킨 광고주가 레전드네", "내가 뭘 본 거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황당해하면서도 재미있어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반응과 아무리 B급이라지만 너무 난해하다는 반응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광고평론위원은 이 광고의 명확성에 별 3점을 줬습니다. 의견이 엇갈린 만큼 2점의 낮은 점수와 4점의 높은 점수가 양극단을 이뤘고, 그 중간값인 3점이 최종 점수로 채택됐습니다.


젊은 층이 좋아할 유머 코드다

먼저 이 광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위원의 의견부터 소개합니다. 

김다원 위원은 "광고가 7분이 넘어 광고치고는 긴 분량이지만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몰입감이 있었다. 한 광고에서 두 가지 카드 혜택을 억지스럽지 않게 녹여냈다는 것에서 광고 제작자의 스토리텔링 센스가 돋보였다"고 평했습니다.

남택춘 위원도 두 배우의 연기가 좋았고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평했습니다. 또한 광고 전반의 B급 감성을 극찬했습니다. 

남 위원은 "상당히 재미있는 광고다. B급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마치 시트콤 형식의 코믹 웹 드라마 한 편을 봤다고 할 만큼이다. '케이빔'은 'KB'를 계속 떠오르게 해 광고의 효과를 더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이런 B급 감성이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정 위원은 "젊은 세대가 좋아할 B급 감성을 유쾌하게 잘 녹여내 비교적 긴 7분 분량임에도 지루함이 적었다"고 했습니다.

정 위원은 또 "브랜드와 제품이 뜬금없이 등장하는 게 약간 억지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정세의 능청맞은 코믹 연기가 200% 다 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불명확한 인물 관계와 이야기
난해하고 억지스러운 전개
너무 긴 광고 러닝 타임

이 광고를 비판하는 이유는 제각기 달랐습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핵심은 하나입니다. 아무리 B급 감성이라도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은 이런 겁니다. 스토리텔링이 명확해야 하고 광고인 만큼 짧은 러닝 타임을 지켜 소비자에게 잘 다가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B급 광고를 만들려는 광고주와 대행사는 이런 의견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등장인물의 관계가 명확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광고에서 금새록이 오정세에게 '오빠'라고 부르는데 남매인지 남편인지 유추할 수 없었습니다.

서정화 위원

스토리텔링이 있는 광고 영상을 제작하고 싶었던 것 같으나 다소 난해하고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가 당황스러웠다. 오정세와 AI의 커플 같은 콘셉트도 스토리를 흐리는 것 같다. 

차라리 깔끔하게 AI가 평범한 삶에 KB국민카드 혜택을 제공해 주는 명확한 콘셉트로 가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민정화 위원

스토리 전개가 너무 느리다. 시청자가 이 광고를 접할 때 광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세부 혜택을 모두 알기까지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가 광고를 접하는 플랫폼이 유튜브, SNS 같은 디지털 매체일 때 이 광고를 어떻게 끝까지 시청하게 하느냐가 가장 주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문지원 위원

■ 크레딧
▷ 광고주: KB국민카드
▷ 제작사: 엑스라지픽처스
▷ 모델: 오정세, 금새록
▷ 조감독: 김현우, 엄기현
▷ 촬영감독: 김수민
▷ 아트디렉터(스텝): 김승경
▷ 2D업체: 엑스라지픽처스
▷ 2D(TD): 황정현
▷ NTC: 인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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