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가 기간: 4월 2일~4월 8일

[AP신문=하민지 기자] AP신문이 광고평론 기사를 발행한 이래로 세 번째 만점 광고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버드와이저 광고는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부문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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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는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광고를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2월 3일에 열린 슈퍼볼 결승전에서도 버드와이저는 '위대한 미국인은 버드와이저를 마신다'라는 주제로 광고를 만든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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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미국인에게 "우리는 한 팀"이라며 서로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이라면 이 광고를 보고 가슴이 뭉클할 듯합니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전하는 CSR 광고인데, 곳곳에 창의성이 발휘돼 있습니다. 먼저 '버드(Bud)'라는 주어입니다. 광고 내레이션에서 "This Bud's for the Blues"처럼, '버드'를 주어로 한 문장들이 나열됩니다.

'Bud'는 버드와이저(Budweiser)의 앞 3글자이기도 하고, '친구(Buddy)'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This Bud's for the Blues"는 "이 친구는 파란색을 위한 것입니다", "버드와이저는 파란색을 위한 것입니다" 등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This Bud's for the Blues"라는 내레이션이 흐르며 파란색 의사복을 입은 의료인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전면 흑백 처리돼 있는데, 의료인의 모습만 컬러입니다.

사진 버드와이저

"This Bud's for the Blues, the Reds(빨간색)"라는 내레이션이 흐를 때는 미국 적십자사 직원이 등장합니다. 마찬가지로 전부 흑백이고, 적십자사 직원만 컬러 처리했습니다.

색깔이 나열되는가 싶더니, 이젠 다른 단어가 나옵니다. 전사(Warriors), 마법(Magic), 운동선수(Athletics), 거인(Giants), 재즈(Jazz), 선구자(Trailblazers), 용감한 사람(Braves), 양키(Yankees), 천사(Angels) 등의 단어가 등장합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코로나19 시국을 이겨내고 이웃에게 도움과 희망을 주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단어에 맞게 차례차례 소개됩니다.

광고는 이 모든 단어가 가리키는 사람을 '홈 팀(home team)'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시즌에서 우리는 모두 한 팀입니다(This season, we're all One Team.)"라는 문구가 나타납니다. '이 시즌'은 코로나19 시국을 의미합니다.

미국 프로야구에 관심 있는 독자분들이라면 눈치채셨을 것 같습니다. 몇 개의 단어는 메이저리그 야구팀을 의미합니다. 

토론토 블루 제이스(Blues), 보스턴 레드 삭스(Reds), 오클랜드 애슬레틱스(Athletic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Giants), 애틀랜타 브레이브스(Braves), 뉴욕 양키스(Yankees),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Angels)를 의미하는 단어들이 전사, 마법, 재즈 등의 단어 사이로 등장합니다.

버드와이저는 왜 광고에서 프로야구팀을 언급한 것일까요. 광고 마지막 문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동안 미국 적십자사의 헌혈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이용함으로써, 최전선에서 (싸우는) 영웅을 돕고자 스포츠 투자를 (적십자사로) 이전하고 있습니다.

버드와이저 브랜드를 만든 맥주 회사 AB인베브는 원래 스포츠팀에 후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케팅 비용 약 60억 원을 스포츠팀에 후원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이 돈을 미국 적십자사에 지원한 것입니다.

사진 버드와이저

AB인베브는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가 중단돼 사용되지 않는 경기장을 적십자사가 헌혈 센터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광고가 텅 비어있는 경기장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은 "진정한 CSR 광고"라며 이 광고를 극찬했습니다.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이 5점 만점일 뿐 아니라, 모든 항목이 4점 이상입니다.


버드와이저는 '넘사벽' 브랜드다

평론위원은 이 광고를 통해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이미지가 한층 제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기업의 CSR 광고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다고 극찬했습니다.

광고 메시지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서사부터 묵직하다. 무게감 있는 광고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거의 모든 기업의 재정이 긴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을 전부 적십자사에 투자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버드와이저의 입지를 공고히 다질 뿐 아니라, 소위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아주 훌륭하다는 뜻.)' 브랜드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다른 기업의 CSR 광고보다 더욱 현실적인 기업 광고다.

문지원 위원

진정한 CSR이란 이런 광고입니다.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는 모든 사람의 모습을 스포츠팀 이름에 비유하는 것이 센스 있었고 마지막에 우리는 모두 한 팀이라는 메시지가 감동적이었습니다. 

버드와이저에서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도 잘 나와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접했던 코로나 관련 CSR 광고들은 그저 "응원합니다"에서 끝났고, 그래서 해당 기업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서 그저 말뿐인 광고 같았는데 이런 광고는 확실히 (마음에) 와닿고 감동적입니다.

서정화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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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국에 우리에게 중요할 수 있는 상황만을 정확히 잘 선정해 표현한 광고다. 힘든 마음을 치유하고 힘을 나게 해 주는 좋은 광고.

남택춘 위원

스포츠팀 후원을 코로나 관련 의료진에게로 옮겼다는 내용과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의 이미지가 잘 와닿았다.

지금 같은 시기에 단순 커머스 마케팅보다 공익성을 보여주는 것이 브랜딩에는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민정화 위원

해당 기업의 후원 활동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기업에 관해) 좋은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차분하고 힘 있는 광고란 이런 것일까 생각해 보게 만든다.

정수임 위원

광고의 시각적 예술성에 대한 호평도 많았습니다. 별점도 4점으로 높습니다. 남택춘 위원은 "흑백 톤의 배경에서 핵심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컬러로 포인트를 줘 표현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의미를 잘 각인시켜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정적인 사진으로만 나열하지 않고 중간중간 동적인 영상을 배치함으로써 심심하지 않게, 밋밋한 부분들을 상쇄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다양한 직종의 사람이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제외한 배경은 모두 흑백으로 처리한 것, 텅 빈 경기장과 도로를 보여준 것이 '우리가 모두 함께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한 팀이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수임 위원 또한 "의료진과 많은 이의 노력을 진중하게 담고,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 풍경도 센스 있게 담아 전반적인 영상 구성이 조화롭다. 실제 사진을 활용해 현실감이 생동성 넘치게 잘 느껴진다. 끝까지 집중해서 보게 된다"고 평했습니다.

'버드'나 '한 팀'의 카피가 창의적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다원 위원은 "버드와이저의 이름을 따 "This Bud's~"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사람을 지칭하는 아이디어가 좋았다"고 했습니다.

정수임 위원은 "특히 '한 팀'이라는 표현이 한눈에 들어오며 인상적이다. 배경음악이 차분하고 사진 위주로 구성한 광고지만 후반부의 카피와 문구가 광고를 더욱 역동적이게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청각적 예술성도 별 4.5점으로 높습니다. 남택춘 위원은 "고요한 내레이션으로 간결하지만 울림이 있는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으며 잔잔하게 깔리는 배경음악도 광고의 취지와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습니다.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위원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위원이 전해주는 광고 트렌드와 깊이 있는 광고계 전문 지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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